정우성 “자신에게 엄격했던 선배님, 고독해 보였다” 故안성기 추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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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년 1월 9일 08시 41분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고 안성기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정우성은 고인의 영정을, 이정재는 금관문화훈장을 들고 있다. 2026.1.9. 뉴스1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고 안성기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정우성은 고인의 영정을, 이정재는 금관문화훈장을 들고 있다. 2026.1.9. 뉴스1
‘국민배우’ 안성기가 영화인들의 배웅 속에 영면에 들었다. 아역 배우로 데뷔해 60여 년간 한국 영화사를 이끈 그의 마지막 길에는 수많은 후배 배우와 동료들이 함께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는 고 안성기의 장례 미사와 영결식이 엄수됐다. 이날 오전 7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출관이 진행된 뒤 오전 8시부터 명동성당에서 장례 미사가 이어졌다. 정우성이 영정을 들고 입장했고, 이정재는 금관문화훈장을 봉송했다. 설경구, 박철민, 유지태, 박해일, 조우진, 주지훈 등이 운구를 맡았으며 현빈, 변요한, 정준호 등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영결식에서는 ‘황혼열차’ ‘하녀’ 등 아역 시절부터 ‘바람 불기 좋은 날’ ‘만다라’ ‘실미도’에 이르기까지 고인의 대표작을 엮은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화면 속 안성기의 미소가 비춰지자 곳곳에서 오열이 터져 나왔다.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가 故 안성기의 장례 미사를 위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정우성은 고인의 영정을, 이정재는 금관문화훈장을 들고 있다. 2026.1.9.뉴스1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가 故 안성기의 장례 미사를 위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정우성은 고인의 영정을, 이정재는 금관문화훈장을 들고 있다. 2026.1.9.뉴스1
정우성은 추모사에서 “언제인지 기억하기 어려운 시점에 처음 인사를 드렸는데, 첫마디가 ‘우성아’였다”며 “오랜 후배를 대하듯 제 이름을 불러주시던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선배님은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늘 누군가의 이름을 따뜻하게 불러주셨고,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깊이와 철학, 배려와 겸손이 몸에 배어 있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추모사를 낭독하는 내내 울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당신 스스로에게 참으로 엄격하셨다. 그 엄격함은 곁에서 보기만 해도 무거웠고, 때로는 한없이 고독해 보이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늘 의연하셨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배님은 제게 철인이셨다. 온화한 미소로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으셨고, 참으로 숭고하셨다”고 깊은 존경을 표했다.

끝으로 정우성은 “모든 사람을 진실로 대하시던 선배님, 배우의 품위와 인간의 품격을 지켜주신 선배님, 늘 무색무취로 자신을 지키시던 선배님은 찬란한 색으로 빛나셨다”며 “지나간 가치를 잊어가던 시대에 안성기라는 언어로 그것을 표현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디 평안히 영면하시길 바란다. 선배님께서는 제게 살아 있는 성인이셨다”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배우 현빈과 변요한이 故 안성기의 장례 미사를 위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6.1.9 뉴스1
배우 현빈과 변요한이 故 안성기의 장례 미사를 위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6.1.9 뉴스1

장남 안다빈 씨는 유족 대표로 인사하며 부친이 남긴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다섯 살 때 아버지가 써주신 편지였다”며 “다빈아, 네가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난 날, 아빠를 꼭 닮은 작은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이 글썽거렸다. 벌써 이렇게 의젓해진 너를 보면 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며 넓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 자기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실패와 슬픔을 마음의 평화로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며 “야망과 용기를 잃지 말고 끝없이 도전하면 반드시 나아갈 길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동생 필립이 있다는 것을 늘 기쁘게 여기고, 동생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형이 되거라”며 “이 세상에서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은 착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1983년, 아빠가”라고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고 안성기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정우성은 고인의 영정을, 이정재는 금관문화훈장을 들고 있다. 2026.1.9.뉴스1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고 안성기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정우성은 고인의 영정을, 이정재는 금관문화훈장을 들고 있다. 2026.1.9.뉴스1
고인의 장례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치러졌다. 안성기는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한 이후 수많은 대표작을 통해 한국 영화사의 한 축을 이끌며 ‘국민배우’로 기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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