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150년 만에 ‘그랑 파리’로 거듭난다

  • 입력 2009년 5월 1일 02시 56분


프랑스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르장파르크가 제시한 ‘그랑 파리’ 조감도.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29일 약 60조 원을 투입해 파리를 미국 뉴욕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갖춘 거대도시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출처 프랑스 문화부 그랑 파리 홈페이지
프랑스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르장파르크가 제시한 ‘그랑 파리’ 조감도.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29일 약 60조 원을 투입해 파리를 미국 뉴욕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갖춘 거대도시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출처 프랑스 문화부 그랑 파리 홈페이지
2012년부터 60조원 투입

뉴욕과 맞먹는 도시로 변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150여 년 만에 파리를 대대적으로 개조할 ‘그랑 파리(Grand Paris·대파리)’ 계획을 공개했다.

2012년부터 10년간 350억 유로(약 60조3300억 원)를 투입해 △파리에서 도버 해협의 항구도시 르아브르까지 고속철(TGV) 선로와 운하를 새로 건설하고 △파리와 외곽도시 어디서나 30분 만에 연결될 수 있도록 자동화 지하철과 교외선(RER)을 개선 혹은 확장하며 △파리의 중심 공항인 샤를드골 공항과 오를리 공항 간을 공중 트램(일종의 경전철)으로 연결하기로 했다. 또 △파리 북부 샤를드골 공항 인근에 새로운 녹색 삼림지대를 조성하고 △파리 외곽순환도로 인근에 초고층 빌딩을 건립하는 한편 △파리 남부 사클레 지역에 거대 테크노 공원을 세우기로 했다.

현재 파리는 외곽순환도로를 경계로 그 안에 20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곳을 지칭한다. 850만 명이 거주하는 런던, 정확히는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에 비해 그 규모가 훨씬 작다. 그랑 파리는 그레이터 런던과 같은 행정단위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지만 파리와 외곽 위성도시를 좀 더 긴밀히 연결하고 센 강을 따라 르아브르까지 어우르는 광대한 권역을 하나로 묶는 새로운 도시개발단위를 이번에 제시한 것. 이미 리옹과 보르도 등에 그랑 리옹이나 그랑 보르도 같은 도시개발단위가 존재한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랑 파리 프로젝트를 통해 2005년 북아프리카계 이민자 폭동으로 드러난 파리 외곽지역의 사회경제적 소외 문제를 해결하고 파리를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일본 도쿄와 경쟁할 수 있는 거대도시로 변모시킨다는 방침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그해 하반기에 제안한 것으로 19세기 나폴레옹 3세 당시 오스망 남작의 주도로 개선문을 중심축으로 방사형 대로를 구축한 이후 최대 규모의 파리 개조 프로젝트다. 프랑스의 장 누벨, 영국의 리처드 로저스 등 유명 건축가 10여 명이 참여해 작업을 하고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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