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8]D-80… ‘세기의 흑백 대결’ 판세 점검

  • 입력 2008년 8월 16일 02시 59분


지지율 격차 4~5%P 박빙…스윙스테이트 표심이 좌우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4일)가 80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6월 초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거머쥐며 초반 돌풍을 이어왔다. 하지만 판세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는 4일 조사된 라스무센의 여론조사에서 47% 대 46%로 첫 역전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다. 두 후보의 지지율은 민주 공화 양당의 전당대회를 거치며 또 한 번 등락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5∼28일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공화당은 9월 1∼4일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각각 전당대회를 열고 정·부통령 후보를 정식 지명한다.》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는 여러모로 볼거리가 많은 선거로 꼽힌다.

232년 미국 헌정 사상 첫 흑인 대통령 탄생을 꿈꾸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간의 흑백 대결은 전 세계적인 관심거리가 된 지 오래다.

둘 간의 대결은 올해로 72세를 맞는 베트남 전쟁영웅 출신인 매케인 후보와 47세인 ‘X세대’ 오바마 후보 간의 세대 간 대결의 양상도 띠고 있다.

‘세기의 대결’은 박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6월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10% 이상으로 벌어진 적이 없다. 다만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4∼5%포인트 정도로 오바마 후보의 근소한 우위가 유지되고 있다.

8년 동안 집권한 공화당 출신 현 대통령이 최악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고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으며 미국 미디어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지만 오바마 후보 진영은 초조한 표정이 역력해 보인다.

오바마 후보 캠프는 △오바마 후보의 콘텐츠 부족 논란 △언론의 집중 부각에 따른 유권자들의 피로도 증가 △인종문제의 전면 부상 움직임 등을 지지율 정체의 3대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전문가’라는 타이틀과 ‘올곧다’는 이미지 이외에는 별다른 차별점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는 매케인 후보 진영은 오바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다.

매케인 후보는 오바마 후보를 패리스 힐턴과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악명 높은’ 유명 인사의 이미지와 접목시키는 네거티브 광고전략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또한 매케인 진영은 오바마 후보가 준비된 국가지도자라기보다는 사이비 메시아 행세를 한다는 광고도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전당대회를 마치면 미국 대선전은 9월 26일, 10월 7일과 15일 세 차례 열리는 TV 토론이 표심을 결정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통령 후보 간의 토론은 10월 2일 단 한 차례 열린다.

하지만 결론은 2000년과 2004년 대선의 승패를 좌우한 스윙스테이트(경합지역)의 표심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후보가 20여 개 주에서 268명의 선거인단을, 매케인 후보가 26개 주에서 23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네바다, 콜로라도, 뉴멕시코, 오하이오 등 4개 주를 경합지역으로 분류해 이곳에서의 승자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민주당은 25∼28일 덴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화합의 상징으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이름을 후보자 명단에 올리기로 합의했다. 힐러리 후보의 후보명단 등재는 상징적인 조치로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후보의 정식 대선 후보 지명이 뒤집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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