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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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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당신에게 어울리는지 잘 모르겠는데요.”(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올해 7월 현역에서 은퇴할 예정인 게이츠 회장이 제2의 인생을 위해 구직 신청을 이곳저곳에 해 보지만 다 퇴짜를 맞는다.
힐러리 후보에게 점잖게 거절당한 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안녕, 나 빌이야”라고 인사하지만 오바마 의원은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조차 모른다.
“빌? 누구라고? 빌 클린턴?”
이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영화배우 데뷔를 부탁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있다”는 반응만 나온다. TV 토크쇼 공동 진행, 록밴드 기타리스트 등의 문도 두드려 보지만 모두 거절당한다.
게이츠 회장은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41회 소비자가전 전시회(CES) 기조연설에 앞서 ‘MS에서 빌 게이츠의 마지막 날’이란 7분짜리 자작 비디오를 공개해 4000여 명의 청중을 즐겁게 했다. 비디오엔 여러 유명 인사가 카메오로 등장하며, 게이츠 회장은 시종 굼뜨고 뒤뚱대지만 소박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어진 연설에서 게이츠 회장은 진지한 분위기로 돌아가 “우리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여명에 서 있다”며 MS가 준비해 온 야심 찬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그가 이날 제시한 미래 기술의 주요 주제는 △고화질 비디오와 상영장치의 번성 △전자제품 사이의 연결성과 네트워킹 증가 △사용자와 컴퓨터 간 인터페이스의 정교화와 성장 등으로 요약된다.
게이츠 회장은 “지난 10년간 컴퓨팅은 키보드와 마우스로 이뤄졌지만 새로운 시대엔 터치스크린에서부터 모션센서, 음성 인식 기술 등 더욱 인간에 가까운 컴퓨터와 사용자 간의 교류가 이뤄질 것”이라며 “직관적이고 행동에 근거한 컴퓨터 접속이 이뤄지며,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작동되는 테이블 컴퓨터가 보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7월 은퇴한 뒤 자신이 세운 ‘빌 & 멀린다 재단’의 자선사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MS 측은 게이츠 회장이 복지나 교육과 관련된 특별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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