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RB, 추가 금리인하 시사

  • 입력 2007년 11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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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인자인 도널드 콘 부의장이 28일 다음 달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콘 부의장은 이날 뉴욕 외교협회 연설에서 “최근 악화되는 금융시장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FRB의 정책결정자들이 민첩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유연하고 실용적인 정책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FRB가 다음 달 1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음을 강하게 암시한 것. 그동안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에 FRB가 다음 달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이날 콘 부의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뉴욕 증시는 급등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31.01포인트(2.55%) 오른 13,289.45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날 215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이날까지 이틀간 546포인트 급등해 이틀간 상승폭으로는 2002년 10월 이후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FRB의 경기진단 보고서(베이지북)와 경제지표도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줘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FRB는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는 이번 조사기간인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성장을 지속하긴 했지만 주택시장 부진이 본격화되면서 이전 조사기간에 비해 성장속도가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이날 발표한 10월 기존 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1.2% 감소한 연율 497만 채(계절 조정치)로 집계돼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0.7%나 하락했다. 아직도 부동산 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는 통계다.

10월 기준으로 시장에 나온 기존 주택 재고는 445만 채에 달해 10.8개월치 물량이 쌓인 것으로 분석됐다. 10월 기존 주택 중간 거래가격(거래가격 중 중간치)은 지난해 10월보다 5.1% 떨어진 20만7800달러로 조사됐다.

신용 경색이 계속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꼽히는 미국조차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는 29일자에서 FRB의 통계를 근거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계속되면서 미국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신규차입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기업의 신규투자가 힘들어져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경고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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