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 후임 어떻게 진행되나

  • 입력 2006년 10월 15일 17시 35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차기 사무총장으로 공식 임명되면서 후임 장관의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반 장관은 유엔 총회에서의 임명절차가 끝난 뒤 곧바로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기류가 변한 상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5일 "차기 유엔 총장으로 확정된 반 장관이 다음 주 중 귀국할 예정이지만 당분간 장관직을 더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표 처리는 다음달로 넘어가는 쪽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현 시점에서는 북핵 상황의 정상화가 가장 중요하며 반 장관이 외교장관직을 갖고 역할을 할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물러날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하지만 유엔 총장 인수 인계를 위해서는 다음달 중순경에는 물러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내달 중순경으로 반 장관의 사퇴시기가 조정되는 분위기다.

그렇게 되면 반 장관은 19일경 서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협의를 위해 19일을 전후해 귀국하는 것은 물론 다음 달 7~9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아프리카 포럼에도 장관 자격으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실무적으로도 반 장관의 사퇴 지연은 이해될 만한 대목이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임명되긴 했지만 장관직을 사임할 경우 그를 보좌할 인력이 사실상 전무하다. 따라서 그를 도와줄 '인수팀'을 구성하는 물리적 시간도 감안해야 할 상황이다.

반 장관은 라이스 장관과의 협의 일정이 끝나면 곧바로 유엔 사무총장 인수인계작업을 위해 다시 뉴욕으로 향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장관으로는 대체로 외교부 출신인사가 많이 거론된다. 노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진 송민순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외시 9회)과 유명환 외교부 제1차관(7회)이 그 중심에 있다.

반 장관이 외시 3회인 점을 생각하면 6회를 건너 뛰는 것은 외교부 조직 안정성 측면에서 다소 걸림돌이 될 수도 있어 송 실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외교부의 대체적인 기류다.

또 유 차관이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바쁜 반 장관을 대신해 그동안 원만하게 '장관 대행' 역할을 수행해온 점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임기 말을 맞아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점, 그리고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을 잘 알고 외교안보팀의 방향을 지휘해온 점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송 실장의 존재감은 간단치 않다.

야당 등에서 핵실험 사태와 관련해 송 실장을 포함한 외교안보팀 인책론을 거론하고 있는 데 대해 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그런 요인이 크게 고려되겠느냐"는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최근 한중 외교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하중 주중국대사와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서 '공'을 세운 최영진 주유엔대사 등도 '검토할만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태식 주미대사와 김재섭 주러시아대사 등도 후임 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정의용 열린우리당 의원 등도 거론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핵실험 이후 악화된 국내 여론과 야당의 외교안보라인 인책 공세 등이 최종 낙점 단계에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 실장이 자리를 옮길 경우에는 외교장관 하마평에 올랐던 사람들이나 이수혁 주독대사 등이 안보실장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며 연쇄적으로 다른 외교안보부처 장관들의 교체도 함께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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