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일상에 속속 도입
양천구, 분리수거-야간 순찰에 활용… 보행자-장애물 인식해 스스로 이동
동대문구선 전통시장 내 로봇 도입… 시, 한강공원 관련 조례 개정 추진
자율주행 분리수거 로봇 ‘개미’가 5일 서울 양천구 신트리공원에서 분리수거를 마친 뒤 충전 부스로 들어가고 있다. 개미는 양천구가 서울시 실증사업 공모에 선정돼 2024년 9월부터 양천공원에서 도입한 자율주행 재활용 분리수거 로봇이다. 양천구 제공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있습니다. 비켜 주세요.”
5일 서울 양천구 신트리공원에서 자율주행 분리수거 로봇이 소리를 내 양보를 요청하자 산책로를 걷던 어르신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지나가는 로봇을 향해 “길을 참 잘 찾네”, “귀엽다”, “줄 재활용품이 없네”라는 말이 오갔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신트리공원에 설치됐는데 어느새 이 공원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 분리수거부터 순찰까지… 로봇 ‘개미’
‘개미’는 양천구가 도입한 자율주행 재활용 분리수거 로봇이다. 서울시 실증사업 공모에 양천구가 선정되면서 2024년 9월부터 양천공원과 오목공원, 파리공원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양천구에 따르면 공원에서 자율주행 분리수거 로봇을 상시 운영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로봇은 높이 약 70cm의 상자형 구조에 네 개의 바퀴가 달린 형태다. 전면에 4대, 후면에 1대 등 모두 5대의 카메라와 함께 레이저로 주변 지형지물을 인식하는 라이다(LiDAR) 센서를 갖췄다. 보행자와 장애물을 인식해 경로를 조정하며 공원 내를 스스로 이동한다.
공원 곳곳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로봇을 호출할 수 있다. QR코드에 접속해 ‘로봇 호출’ 버튼을 누르면 약 5분 뒤 ‘개미’가 해당 위치로 이동한다. 음료 캔 등 재활용품을 로봇에 실린 바구니에 넣으면, 로봇은 잠시 대기한 뒤 다시 주행을 시작한다. 수거된 재활용품은 공원 관리 요원이 정기적으로 회수한다.
업무를 마친 ‘개미’는 충전 부스로 스스로 이동해 음성 안내와 함께 충전을 시작한다. 양천구 관계자는 “한 번 완충하면 약 6시간 동안 연속 운행이 가능하다”며 “공원 이용 중 분리수거 장소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줄여 시민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파리공원에 배치된 ‘개미’는 분리수거 외에 야간 순찰에도 활용된다. 오후 8∼9시에 전후면 카메라로 공원 상황을 촬영하고, 관제실에서 이를 모니터링하다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대응하는 방식이다.
● 식음료 배달하고 화재 감지까지
양천구에서는 분리수거 로봇 외에도 ‘양천 누리온’이라는 자율주행 로봇이 공원 내 식음료 배달 서비스를 맡고 있다. 공원 카페에서 주문한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지정 장소까지 전달한다. 양천구 관계자는 “실증 결과를 분석해 자율주행 로봇의 활용 범위와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실험은 양천구에 그치지 않는다. 강서구도 마곡하늬공원에 자율주행 재활용 수거 로봇을 도입해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행정안전부, 서울시,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협력해 전통시장 내 주소기반 자율주행 순찰 로봇을 지난해 10∼12월 시범 운영했다. 이 로봇은 청량리 전통시장과 청량리 농수산물시장 등 복잡한 실내·외 환경에서도 자체 이동이 가능하도록 이동 경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순찰과 화재·위험 상황 감지 기능을 테스트했다.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1∼6월) 중 한강공원에서 자율주행로봇의 순찰·청소·안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할 예정이다. 조례 개정안에는 운행 허용 구간과 시간, 속도, 무게 기준 등 안전 장치가 담길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