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안면 이식’ 윤리논란

  • 입력 2005년 12월 8일 02시 57분


코멘트
지난달 27일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로 안면 이식 수술을 집도했던 의료진이 윤리 논란 공세에 부닥쳤다. 이 공세의 주체는 미국 성형외과 진영이다. 여기에는 안면 이식 수술의 선구적 성과를 먼저 차지하려는 미국과 유럽의 암투도 짙게 깔려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전했다.

미 의료진은 프랑스 의료진이 피부 조직과 근육 등의 이식 이외에도 기증자의 골수에서 뽑은 줄기세포까지 환자에게 주입했다고 지적했다. 줄기세포 주입은 이식된 조직의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성공 사례가 아주 드물며 임상을 통해 아직 검증되지도 않은 기법이라는 주장이다.

수술을 집도한 장미셸 뒤베르나르 박사는 “줄기세포 주입은 검증된 방법”이라며 실험적 성격의 수술을 강행했다는 미 의료진의 비난에 맞섰다.

미국은 환자의 심리상태가 매우 불안정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환자가 수면제를 다량 복용하고 자살을 시도했다는 영국 더 타임스 일요판의 보도에 근거한 지적이었다. 미국이 마련한 잠정 기준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환자를 이식 수술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뒤베르나르 박사는 “환자는 불면증 때문에 수면제 2알을 먹었을 뿐”이라며 “수술 전에 심리 검사를 철저히 실시했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의료진이 그동안 안면 전체 이식 수술을 시행할 준비를 해왔다고 전했다. 미국으로서는 프랑스의 이번 수술로 선수를 빼앗긴 셈이다. 윤리 문제를 제기하는 배경 중 한 가지를 짐작하게 해 주는 대목이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