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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월 19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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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가 차려진 베이징(北京) 왕푸징(王府井) 부근 푸창(富强) 골목 자택 앞 2차로 도로는 오전 11시(현지 시간)부터 경찰이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낮 12시를 넘겨 검은색 고급 승용차가 줄지어 골목으로 들어갔고 검정 양복 윗주머니에 흰색 꽃을 꽂은 유족으로 추정되는 5, 6명이 골목 어귀까지 나와 조문객을 영접하거나 배웅했다.
이날 빈소에는 배달되는 조화가 줄을 이었고 조문객도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조문객은 사전에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측통들은 고위층의 조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자오 전 총서기의 장례식도 조만간 치러질 것으로 추측했다.
천쭤얼(陳佐이)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부주임은 18일 홍콩 상공인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중앙기관이 유족과 상의해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이 국장(國葬)을 요구하지 않아 지도자급 장례에 적용되는 7일장보다는 단축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장례 절차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19일 밝혔다.
한편 중국 당국은 자오 전 총서기 사망 직후 톈안먼(天安門) 사태 피해자와 반체제 지식인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연금 조치를 취했다고 대만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베이징대 철학과 교수 출신의 반체제 작가 류샤오보(劉曉波) 씨는 “자오 전 총서기가 사망한 17일부터 집 밖으로 나가려면 5, 6명이 나타나 저지한다”고 말했다.
자오 전 총서기의 비서였던 바오퉁(鮑동) 씨도 18일 집을 나서다가 문 밖에서 저지당했으며 그의 부인은 구타당하고 넘어져 부상했다.
1989년 톈안먼 사태 때 총격을 받고 불구가 된 노동자 출신의 치즈융(齊志勇) 씨는 “17일 자오 전 총서기의 명예회복을 공산당에 촉구한 뒤 곧바로 연금당했다”고 밝혔다.
스콧 매클렐런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자오 전 총서기는 어려운 시기에 자신의 신념을 지킴으로써 커다란 개인적 희생을 겪은 도덕적 용기를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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