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겐스, 지구 출발 7년여만에 토성주위 신비 벗기다

  • 입력 2005년 1월 14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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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을 조사하기 위한 탐사선 ‘호이겐스’가 14일 저녁(한국 시간) 타이탄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고 유럽우주국(ESA)이 밝혔다.

데이비드 사우스우드 ESA 과학국장은 이날 밤 “착륙 예정시간이 넘었는데도 꾸준히 전파신호가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호이겐스가 타이탄에 연착륙했다”고 말했다.

모선인 토성탐사선 ‘카시니’호에서 떨어져 나온 지 3주일 만이고 지구를 출발한 지 7년 3개월 만이다. 이로써 타이탄은 달을 제외하고 인간의 손길이 닿은 첫 태양계 위성이 됐다.

ESA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공동 프로젝트인 카시니와 호이겐스는 1997년 10월 15일 미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발사됐다. 지난해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했고 12월 25일 호이겐스가 카시니에서 떨어져 나와 타이탄을 향해 여행을 시작했다.

호이겐스는 타이탄의 대기권에 들어간 지 20분 정도 지난 오후 6시 25분경 첫 전파를 보내왔다. 타이탄의 대기권을 통과하는 동안 750∼1100장의 사진과 대기 성분 등 각종 자료를 카시니로 전송했으며 카시니는 이 자료를 다시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약 38억 년 전의 지구와 매우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타이탄 탐사를 통해 지구의 초기 모습과 진화 과정의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량의 질소와 메탄가스로 이루어진 타이탄의 대기는 원시 지구의 대기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호이겐스(Huygens)’는 17세기 타이탄 위성을 처음 발견한 네덜란드 천문학자의 이름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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