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용천 열차폭발]“北 전화선 끊겨 사태파악 힘들어”

  • 입력 2004년 4월 23일 18시 46분


AP AFP통신과 미국의 CNN방송, 뉴욕타임스 및 영국의 BBC방송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23일 일제히 용천역 폭발사고 소식을 신속하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BBC는 잘못된 사진을 폭발사고 후 용천역의 모습이라고 보도하는 ‘세계적 오보’를 내기도 했다.

▽참사 심각성 일제히 보도=AP는 폭발사고 상황과 한국 및 중국의 동향을 상세히 전하면서 “북한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이 참사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CNN은 국제사회가 속속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과 함께 “폭발사고에 대해 북한 당국이나 북한 언론의 반응은 어디에서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 초 LP가스를 실은 열차가 폭발했다고 보도하던 외신들은 이후 북한 및 국제기구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사고 원인을 다이너마이트 폭발로 정정했다.

BBC는 사고 경위를 보도하면서 “북한 당국이 폭발사고 소식이 외부로 더 이상 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전화선을 끊어 외부 통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 외교관의 말을 인용, “폭발은 여러 대의 열차 중 한 대에 실려 있던 질산암모늄이 유출되면서 일어났다”고 다르게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위성사진을 봤다는 미국 관리들은 대형 폭발이 있었지만 원인이 무엇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노린 사고 가능성에 대해서는 폭발 시점이 김 위원장이 지나간 지 9시간 뒤여서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BBC의 오보 망신=BBC는 용천역 폭발사고를 보도하면서 두 가지 오보를 범해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BBC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폭발사고 18시간 뒤의 용천역 주변 모습이라며 흑백사진을 게재했다. 이 사진은 한국과 전 세계 언론에 대대적으로 인용됐으나 뒤늦게 ‘잘못된 영상(fake image)’으로 확인됐다. 일부 언론은 이 사진이 이라크 전쟁 때 폭격 장면이라고 보도했다. BBC측은 “영국 합동정보본부(GCHQ)로부터 사진을 제공받았기 때문에 확인 작업 없이 게재했다”고 해명했다.

BBC는 또 한국 정부의 움직임을 보도하면서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대통령’으로 표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가 주영 한국대사관의 항의를 받고 정정하기도 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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