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誌 “실리콘밸리는 죽지 않는다”미래 낙관

  • 입력 2003년 8월 8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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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는 앞으로도 첨단기술과 혁신적 창업자들의 중심지가 될까.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면서 최근 3년간 실리콘 밸리는 ‘한창 때’에 비하면 유령도시처럼 변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IT 관련기업 주가가 뛰자 첨단기술 업종이 1990년대와 같이 경제의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면서 실리콘 밸리의 앞날도 관심거리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최신호(25일자)에서 “실리콘 밸리는 하이테크의 할리우드로 남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실리콘 밸리의 실업률은 8.5%나 된다. 2000년 12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새너제이 지역에서 일자리 감소율은 17.4%나 됐다. 대공황 이후 한 지역에서 이 정도의 감소율을 보인 것은 처음. 사무실 공실률도 최근 3년간 4배로 늘었다.

그러나 사무실 임대료는 여전히 미국 내 다른 어떤 곳보다 비싸다. 주택도 마찬가지. 올 6월 실리콘 밸리에서 한 가족의 월 생활비는 전국 평균에 비해 4배나 많았다.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중국의 베이징(北京), 인도의 방갈로르, 체코의 프라하 등으로 아웃소싱 하다보니 일자리가 더 줄어든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 위크는 “실리콘 밸리는 여전히 혁신과 하이테크의 중심”이라고 밝혔다. 유능한 엔지니어, 첨단 기술에 정통한 마케팅 전문가, 기술에 특화된 전문 변호사 집단, 창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인프라 등에서 이곳을 따라올 만한 곳이 없다는 것.

무엇보다 거품 붕괴로 ‘당할 만큼 당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실리콘 밸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가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올해 2·4분기에 미국 벤처캐피털 자금의 33.6%는 실리콘 밸리의 창업 투자금이었다. 비즈니스 위크는 “직업 창출력은 기존 기업이 아니라 신흥기업에 있기 때문에 창업 투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좋은 신호”라고 설명했다.

아웃소싱 행렬에 대해서도 이 잡지는 “핵심 업무는 여전히 실리콘 밸리에 남겨둔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잡지는 “93년 새너제이의 실업률이 7.3%에 달했다가 넷스케이프 등 인터넷 기업의 등장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된 것처럼 생명공학기술(BT) 등 현재 맹아기에 있는 기술들이 성장의 재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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