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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9일 0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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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방한한 ‘현대 평화학의 창시자’ 요한 갈퉁 유럽평화대 교수(71·사진)는 미국 테러 참사와 아프가니스탄 공습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단호한 진단을 내놓았다.
“테러와 보복 공습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보복의 악순환입니다. 그리고 핵심에는 미국의 패권주의가 있습니다.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 평화는 요원합니다.”
평화적인 방법으로만 평화가 올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온 갈퉁 교수는 “갈등이 있는 곳에 폭력이 있고, 갈등이 해결되면 폭력도 사라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갈등을 푸는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는 것. 그는 이를 위해 미국이 즉시 취해야 하는 정책들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 △이라크에 금수조치 해제 △아프간 공습 중단과 사태 해결의 유엔 위임 등을 촉구했다.
갈퉁 교수는 새뮤얼 헌팅턴이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지적했듯 이번 사태를 이슬람권과 기독교권의 충돌로 보고 있을까.
“9·11 테러 자체는 문명의 충돌이 아니었지만 미국의 아프간 공습에서 빚어지는 여러 정황, 즉 아프간 민간인 사상자 발생과 이슬람 사원 파괴 등에 의해 이슬람권과 서구의 대결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갈퉁 교수는 29일 충북대가 주최하는 ‘국제평화와 인류의 생존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에 1997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조디 윌리엄스 국제지뢰금지운동(ICBL) 대표와 함께참석한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