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실수요 모두 경매로 유입
서울 외곽도 낙찰가율 회복세
양도세 중과 여부가 변수 될 듯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연초부터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이달 7일 서울 동작구 우성아파트 경매에 49명이 몰리며 감정가 9억 원의 168% 가격에 낙찰됐다. 바로 다음 날에는 강남구 현대아파트가 감정가 79억3000만 원보다 약 14억 원 높은 금액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118%에 이른다. 10·15 부동산대책 이후 매매시장은 거래량이 줄어든 모습이지만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매시장에서는 직전 실거래가를 웃도는 고가 낙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세 차례 발표된 부동산 대책으로 매수 여건은 이전보다 위축됐다. 하지만 현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가 경매시장으로 유입되며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강세가 이어졌다. 특히 경매는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아 현금 자산가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외곽 지역 아파트의 낙찰가율도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 수요 이동에 따른 풍선 효과라기보다 가격 상승 흐름이 확산되면서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자의 매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 5월 종료 예정인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의 연장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유예 종료가 확정되면 일부 다주택자는 보유 자산을 정리하려 할 것이다. 그렇다고 서울 전역에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가격 상승을 이끄는 주요 지역 주택을 서둘러 처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선호 지역은 매매가격이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며 경매시장에서도 높은 낙찰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매물이 늘어날 수 있는 중·하급지나 비선호 지역은 낙찰가율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일부 외곽 단지의 회복세가 정책변수로 다시 꺾일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경매에서 재건축 아파트는 올해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 내 공급 부족 우려가 여전한 데다 중장기적으로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재건축은 전세를 활용한 투자 비중이 높은데 경매로 시세보다 낮게 매입하면 공사비 증액이나 추가 분담금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비(非)아파트 시장의 낙찰가율 개선도 점쳐진다. 아파트값과 전셋값 오름세가 맞물리면서 젊은층의 수요가 다시 비아파트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어서다. 특히 역세권 신축 연립주택과 빌라는 실수요자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의 재개발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올해 경매 물량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주택들이 계속 유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지역별 편차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지역에서는 경매 진행 물건이 감소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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