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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13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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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회담은 1999년 2월 바지파이 총리가 양국간 버스 노선 개통을 기념해 버스를 타고 파키스탄 라호르를 방문, 당시 나와즈 샤리프 총리와 만난 데 이어 2년여 만에 열린다. 당시 양국 정상은 카슈미르 지역 분쟁 해결과 핵무기 감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라호르 선언’을 발표했다. 그러나 곧 카슈미르 분쟁이 격화된데다 샤리프 총리가 10월 쿠데타로 실각하는 바람에 선언은 유명무실해졌다. 카슈미르 지역 분쟁은 지난해 말 인도군이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 반군에 휴전을 선언한 데 이어 파키스탄군이 카슈미르 접경지대에서 철수함에 따라 현재는 소강 상태다.
이번 정상회담은 5월 바지파이 총리가 파키스탄의 실권자 무샤라프 장군에게 공식 방문을 제의함에 따라 이뤄졌다. 무샤라프 장군은 쿠데타 후 총리직을 없앤 데 이어 지난달 형식적으로 국가수반 지위에 있던 라픽 타라르 대통령을 밀어내고 대통령직에 올랐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51년간의 적대관계를 끝내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1998년 잇따라 핵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양국은 국제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핵 비확산조약과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에 아직 서명하지 않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인도는 핵무기를 포함한 현안 전반을 다루고 싶어하는 데 반해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분쟁을 우선 다뤄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회담이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무샤라프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 대해 일부 관측통은 “쿠데타에 이은 탄압정책으로 국내외 비난을 받자 관심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