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 억류 서방인질 21명 빠르면 내주 석방

  • 입력 2000년 7월 14일 19시 25분


필리핀 이슬람반군 단체인 아부 사이야프에 의해 납치된 독일과 프랑스, 핀란드 등 21명의 외국인 인질이 빠르면 다음주 석방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ZDF방송은 14일 “필리핀을 방문중인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과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 에르키 투미오야 핀란드 외무장관이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필리핀 정부가 인질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반군이 요구하고 있는 인질 1인당 100만달러의 몸값은 국제적인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반군에 제공할 수 없다는 단호한 뜻을 전달했다.

이에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필리핀 협상대표를 12일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졸로섬으로 파견해 반군측과 협상을 벌인 결과 인질을 조만간 석방하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AP통신도 “인질을 곧 석방할 것이라는 소식이 반군으로부터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정확한 석방시기는 협상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4월23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적인 휴양지 시파단섬에서 이슬람반군에 의해 납치돼 졸로섬 정글 속에 억류됐던 인질 21명은 억류 석달 만에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민다나오섬에 대한 자치권 부여를 주장해온 반군측이 입장을 철회함으로써 극적으로 타결될 전기가 마련됐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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