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차기총재 獨-佛-日 3파전…중국은 日 밀어

  • 입력 2000년 1월 23일 20시 08분


국제통화기금(IMF)의 차기 총재는 누가 맡게 될까.

미셸 캉드쉬 현총재의 퇴임(2월16일)이 다가오면서 IMF의 차기 총재 자리를 놓고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에서, IMF 총재는 유럽국가 출신이 맡는 게 관례처럼 돼 왔다. 유럽 국가들이 단일 후보를 내놓으면 IMF의 최대지분을 가진 미국은 받아들여 왔다. 문제는 유럽 국가들이 단일 후보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

가장 자주 거론되는 후보는 독일의 카이오 코흐 베저 재무차관(56). 브라질 태생인 베저는 세계은행에서 26년간 근무했고 부총재 등을 역임한 국제금융 전문가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IMF 주요 회원국에게 지지를 요청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밀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국가가 세계은행 출신이 IMF를 이끌면 양대 기관간의 견제와 균형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긴다. 특히 미국은 베저가 협상능력이 부족하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영국의 경제전문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캉드쉬를 비롯해 역대 총재 4명 중 3명을 배출한 프랑스는 뒤로 빠져 있다가 올들어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하원의장(54)을 들고 나왔다. 1984년 프랑스 최연소 총리에 올랐던 파비우스는 사회당 당수격인 제1서기와 원내총무를 지낸 거물 정치인. 그러나 프랑스 출신이 또 맡는 데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국가가 많다.

비유럽권 출신도 후보에 올라 있다.

일본 대장성 재무관을 지낼 당시 금융정책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으로 ‘미스터 엔’으로 불린 사카키바라 에이스케(59) 게이오대 교수다. 사카키바라는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 등이 밀고 있다.

이밖에도 영국의 앤드루 크로킷 국제결제은행(BIS)총재,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 머빈 킹 영국은행 부총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재무장관, 야곱 프렌켈 전 이스라엘은행총재 등도 입에 오르고 있다. 캉드쉬총재의 퇴임 때까지 인선이 안되면 미국의 스탠리 피셔 IMF 수석 부총재가 당분간 총재권한대행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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