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60억원 안주면 인공위성 파괴』英정부 협박

  • 입력 1999년 3월 3일 07시 34분


컴퓨터 해커가 영국 군사위성의 궤도를 바꿔놓은 뒤 이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대가로 거액을 요구했다는 한 영국 일간지의 보도를 놓고 각국 인터넷신문들이 진위에 대해 논란을 벌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28일 영국 타임스 오브 런던의 보도. 이 신문은 영국의 군사위성인 스카이넷위성 하나가 궤도를 이탈했으며 익명의 해커가 “3백만파운드(약 60억원)를 내놓지 않으면 인공위성을 파괴하겠다”고 영국정부를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해커의 협박이 즉각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에게 보고됐고 영국 국방부는 컴퓨터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별수사반을 투입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도 자체를 의심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인터넷사이트인 타임디지털은 1일 전문가들이 ‘사이버테러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측과 ‘말도 안되는 엉터리 기사’라는 측으로 의견이 갈려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컴퓨터 전문가는 “위성의 궤도를 바꾸려면 수십개의 암호를 해독해야 하는데 해커가 그런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첨단뉴스를 다루는 인터넷사이트인 슬래시도트는 “영국 정부가 예산을 더 얻어내기 위해 지어낸 촌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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