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평생 의료비 2억5000만원…78세에 가장 많이 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7일 14시 07분


서울 소재의 2차 종합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수납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서울 소재의 2차 종합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수납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1인당 평생 의료비가 2억5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8세에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며, 수명 긴 여성이 남성보다 3200만 원 이상 의료비 부담이 컸다. 기대수명 1년 늘 때 의료비는 약 52% 가량 급증했다.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생애 의료비 추정을 통한 건강보험 진료비 분석’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 국민 1인당 평생 지출하는 성·연령별 생애 건강보험 진료비는 약 2억4656만 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금액과 환자 본인이 내는 법정 본인부담금, 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비용까지 모두 합친 수치다.

의료비 부담이 가장 큰 나이는 기대수명이 늘어난 영향으로 인해 이전보다 늦춰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 당시 기대수명은 77.8세이고 2023년 기대수명은 83.5세로 약 5.7년이 늘었다.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는 나이는 2004년 당시 71세(약 172만 원)였으나 2023년 기준 78세(약 446만 원)로 7년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지출액 자체도 2.6배 증가했다. 의료비 정점의 나이가 기대수명보다 더 크게 늦춰진 탓에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의료비를 더 많이 썼다. 여성의 생애 진료비는 약 2억1474만 원으로 남성(1억8263만 원)보다 약 3211만 원을 더 지출했다. 이는 2023년 기준 여성의 기대수명이 86.4세이고, 남성의 기대수명이 80.6세로 여성이 5.9년 더 오래 살기 때문이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04년에는 기대수명이 1년 늘어날 때 생애 진료비가 20.1% 증가했으나 최근 2023년 기준으로는 수명이 1년 늘어날 때마다 진료비가 51.8%로 올랐기 때문이다. 요양기관별로는 약국(3993만 원)과 의원(3984만 원)에서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출했다. 경증 질병의 일상적인 이용이 더 잦았던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연구원은 노년층의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는 요양병원과 같은 기관에 대한 효율적인 재정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대수명의 증가가 아닌 건강수명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만과 흡연, 음주 등 주요 생활습관 위험요인 감소가 건강수명 연장에 기여하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생활습관 개선 캠페인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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