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自 현대낙찰/외국반응]투자기관 『환영半 실망半』

  • 입력 1998년 10월 19일 19시 25분


19일 현대가 기아 아시아자동차 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되자 존 스펠리치 포드자동차대변인은 “이번 입찰은 공정하게 진행됐으나 입찰 결과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외국투자기관의 국내 지점들은 현대가 낙찰자로 선정된 데 대해 환영과 실망이 엇갈렸다.

델 릭스 암로증권 서울지점장은 “포드의 낙찰 실패가 외국투자가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측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입찰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회사가 인수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며 포드가 인수하지 않았다고 해서 외국투자가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태욱 SG증권 서울지점장은 “포드가 아시아자동차에 대해 액면가 이하로 써내 실격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포드는 부채탕감요구액을 더 많이 써내더라도 규정에 따라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현대도 단독으로 기아를 끌어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포드와 추가협상을 벌여 제휴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빌 헌서커 ING베어링증권 서울지점차장은 “입찰결과야 공정한 것이겠지만 현대가 낙찰자로 선정된 것은 이해가 잘 안된다”면서 “현대와 대우는 자금력 부족과 과잉설비 때문에 기아인수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2차 입찰까지 보수적이던 현대가 갑자기 적극적으로 나온 것은 한국 자동차산업 보호 차원에서 포드의 낙찰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옥성 엥도수에즈증권 서울지점장도 “현대가 최종적으로 기아를 인수한다면 대외신인도 제고나 외자유치 측면에서 분명한 악재”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채권단이 포드로 기아를 넘기더라도 절차상의 불공정성 시비는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고 단서를 달았다.

〈김홍중·이진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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