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매수로 전환]외국 투자자, 병주고 약주고…

  • 입력 1997년 12월 3일 19시 48분


9월이후 2조원어치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증시붕괴를 부른 외국인들이 지난달말부터 매수세로 돌아서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이나 기관들의 「실탄」이 바닥난 형편에 이들이 만신창이가 된 증시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울 「구세주」노릇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매매패턴 어떻게 바뀌었나〓외국인들은 정부의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요청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2일이후 2일까지 5백9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동안 △9월 3천억원 △10월 9천6백억원 △11월(21일까지) 6천4백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한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2일에는 국민 주택 장기신용은행 등 우량 은행주 뿐 아니라 그동안 집중매도 대상이었던 한전주까지 2백75억원어치나 긁어모았다. ▼왜 다시 사나〓전문가들은 △IMF 지원으로 한국의 외환위기가 사라지리라는 전망 △구조조정 이후 살아남을 우량기업의 가시화 △과잉투자 해소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 등을 요인으로 꼽는다. 무엇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주가폭락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라 주식값이 헐값이 됐다는 것. 원―달러환율이 1천원대에 접어든 지난달 18일 이후만 해도 종합주가지수가 24% 떨어진데 반해 환율은 16% 올라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불과 2주일새 40%나 싼값에 주식을 살 수 있게 됐다. ▼계속 살까〓정부와 IMF가 국내기업에 대한 외국인 인수합병(M&A)을 전면 허용하면 외국인 매수세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 주가가 워낙 싼데다 정리해고 등 노동관련 제도가 바뀌고 외국 금융기관들의 국내 영업이 시작되면 M&A시장에 장애물이 없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1차 공략대상은 전국적 판매망을 갖고 있어 내수기반이 탄탄한 제약회사 화장품회사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기업으로선 기술력에서는 앞서지만 소비자들에게 깊게 뿌리내린 「영업 파워」는 당해낼 수 없기 때문. 아시아M&A 조효승(趙孝承)대표는 『이미 발빠른 홍콩계 M&A펀드들이 의사타진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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