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운경기자] 헤브론 철군협정 서명으로 「평화의 사도」로 부상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동(東)예루살렘 정착촌 건설 계획을 승인함으로써 장차 이 도시를 독립국가의 수도로 삼겠다는 팔레스타인의 급소를 찔렀다.
그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평소의 극단적 민족주의 입장에서 후퇴, 불과 6주전 헤브론 철군 협정에 서명함으로써 수개월간 지속돼온 팔레스타인과의 초긴장 상태를 종식시켰었다. 이 일로 그는 세계인의 칭송을 받았었다.
그러한 네타냐후가 이날 비상각료회의를 열어 지난 67년 중동전쟁으로 점령한 동예루살렘의 호마 지역에 총6천5백가구의 유태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계획을 전격 승인한 것이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즉각 오슬로 평화협정을 위반한 처사로 네타냐후가 『평화 과정의 머리에 총을 겨누었다』고 이를 규탄했다. 시리아와 요르단은 이 건설계획을 「선전포고」라고 규정했고 최대 우방인 미국과 유럽연합도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이 보복경고에 네타냐후 총리는 3월7일로 완료 예정인 요르단강 서안에서의 1차병력철수 계획을 연기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연정으로 정권을 잡은 네타냐후가 정부와 의회내의 끈질긴 우파의 압력에서 탈출하기 위해 정착촌 건설이라는 강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법무장관 임명을 둘러싼 부패추문으로 조사까지 받게 되는 지경에 몰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