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사설서 『日 과거잘못 당당히 인정하자』 주장

  • 입력 1997년 1월 6일 20시 12분


일본 유력지인 아사히신문은 최근 중학교 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 기술을 삭제하자는 일본 보수 우익 및 자민당 일각의 주장과 관련, 5일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고 잘못은 잘못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짜 사설에서 과거 일본의 전쟁책임에 관한 일본 사회 일각의 정당화 주장을 비판하고 「민족감정을 갖고 장난치려는 분위기」에 대한 주의를 촉구했다. 다음은 이 사설의 요약. 펄 벅의 소설 「대지(大地)」의 한 장면처럼 메뚜기는 위기가 닥치면 무리를 지어 농작물을 무차별 습격하는 공격적 집단으로 변한다. 인간사회나 민족도 민족주의란 감정에 사로잡히면 잔혹하게 변한다. 여러 민족이 평화스럽게 공존해온 옛유고에서 일어나고 있는 살육전도 매한가지 현상이다. 최근 일본의 전쟁책임에 관해 「일본만이 나빴던 것이 아니다」 「자학적인 역사관이다」라는 자기변호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는 꾸중들은 어린이가 「나만 잘못한 게 아니야」라고 토라지는 것과 같은 꼴이다. 우리는 자신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고 잘못은 잘못으로서 인정하는 게 당당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호전적이거나 평화적인 민족은 세계에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은 우호적으로도 공격적으로도 될 수 있다. 다만 속해 있는 집단의 공기에 물들기 쉬워 일단 폭주를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는 게 인간의 존재일 뿐이다. 민족감정을 갖고 장난치려는 움직임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모두가 함께 타고 있는 작은 배를 흔들려는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된다. 인간의 책임을 지도자에게만 뒤집어씌울 문제는 아니다. 각자의 자각이 있다면 민족감정을 부추기는 행위에 간단히 편승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東京〓李東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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