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비공개 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5.11.14 뉴스1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 차장)이 14일 퇴임하며 “스스로 물러나는 만큼 일각에서 제기되는 검사들에 대한 징계 등 논의는 멈춰 달라”고 말했다. 다만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법무부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를 받았는지 끝내 밝히지 않았다.
노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퇴임식에서 항소 포기 이후 불거진 일선 검사들의 문제 제기와 더불어민주당의 징계 추진에 대해 “검찰 구성원들이 검찰의 기능과 정치적 중립성 등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를 내부적으로 전한 것”이라며 “이를 항명이나 집단행동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퇴임사에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보다 더 설득력 있는 모습으로 결정하고 소통하지 못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어떤 과정을 거쳐 항소 포기 결정을 내렸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퇴임식을 마친 뒤 “항소 포기 전말을 설명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노 권한대행의 면직안을 재가했고, 법무부는 후임 대검 차장으로 구자현 서울고검장(사법연수원 29기)을 15일 자로 임명하는 원포인트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노만석 “검찰청 폐지 몰두 답답” 檢개혁 에둘러 비판
“검사 징계 중단을” 퇴임식 檢내부 “읍소만 남긴 달나라 검사”
대장동 항소 포기를 놓고 “‘저쪽(현 정권)’에서 지우려고 하는데 우리는 지울 수 없는 상황에 부대껴 왔다”고 했던 노 권한대행은 14일 오전 퇴임식에서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해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검찰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물러난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퇴임식에서 노 권한대행은 미리 작성해 온 2730자 분량의 퇴임사를 그대로 읽었다고 한다. 검찰을 떠나는 소회와 함께 “죄송한 마음”이라는 심경만 밝힌 채 항소 포기 배경과 논의 과정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가족들도 함께 참석했던 만큼 현장에서 “경위를 설명하라”며 항의하는 돌발 상황도 없었다.
항소 포기에 대한 설명 대신 내년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둔 상황에 대해 그는 “국민이 겪을 불편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대비 없이 단순히 검찰청을 폐지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답답한 상황”이라며 “형사사법체계 개편 논의에서 국민의 선택권은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수사 기소 분리를 골자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대로 된 경위 설명이 없자 검찰 내부에선 비판이 터져 나왔다. 박철완 부산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내부망에 “내가 검사라는 게 창피하다”며 노 권한대행을 ‘달나라 검사’라고 지칭했다. 검찰 관계자는 “징계하지 말아 달라고 읍소만 하고 떠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후임 대검 차장으로 임명된 구 고검장은 이날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씀드릴 기회가 또 있지 않을까 싶다”며 즉답을 피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대변인을 지낸 구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거쳐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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