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엄청난 10년” 토트넘 안방서 작별인사…‘SON 벽화’에 서명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0일 15시 13분


손흥민이 1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슬라비아 프라하의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을 앞두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손흥민이 1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슬라비아 프라하의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을 앞두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손흥민(33·LA FC)이 영국 런던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 잔디를 다시 밟자, 일어서 기다리던 관중의 함성과 뜨거운 박수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미국으로 떠난 지 4개월 만이었다.

손흥민은 10일 토트넘(잉글랜드)과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의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 킥오프를 앞두고 토트넘 안방 구장을 찾아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회색 롱코트에 검은색 목도리를 두르고 등장한 손흥민은 “쏘니(손흥민의 애칭)가 돌아왔다. 저를 잊지 않으셨기를 바란다”며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10년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항상 스퍼스(토트넘의 일원)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팬들은 ‘집에 온 걸 환영해 쏘니’라고 적힌 현수막과 손팻말을 흔들며 그를 따뜻하게 맞았다.

박수가 터져 나오자 잠시 말을 멈춘 손흥민은 계속해 “이곳은 언제까지나 제 집이다. 여러분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마음 내키면 언제든지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해달라. 모두 사랑하고 자주 보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어 토트넘의 ‘레전드 수비수’ 레들리 킹(45·은퇴)으로부터 구단의 상징인 수탉 모양 트로피를 받은 손흥민은 관중석으로 자리를 옮겨 경기를 지켜봤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손흥민의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관중들은 ‘Oh When the Spurs’ 응원가를 부르며 그를 배웅했고 토트넘은 이날 손흥민의 방문에 화답하듯 3-0 완승을 거뒀다.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0년 동안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2020년 ‘푸슈카시상’, 202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등 수많은 업적을 쌓았고 올해 5월엔 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토트넘에서 레전드 반열에 오른 손흥민은 지난 8월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에 새 둥지를 틀었다. 프리시즌 투어 기간에 이적 사실을 밝히고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느라 토트넘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할 기회가 없었던 손흥민은 이적 후 처음으로 안방에서 팬들과 마주했다.

손흥민이 ‘토트넘 하이로드’에 조성된 벽화 앞에 섰다. 벽화에는 손흥민의 시그니처 ‘찰칵 세리머니’와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출처 토트넘 인스타그램
손흥민이 ‘토트넘 하이로드’에 조성된 벽화 앞에 섰다. 벽화에는 손흥민의 시그니처 ‘찰칵 세리머니’와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출처 토트넘 인스타그램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 앞서 구단이 준비한 특별한 선물 ‘손흥민 벽화’ 현장도 찾았다. 구단이 런던 토트넘 지구를 가로지르는 ‘토트넘 하이로드’에 조성한 벽화에는 토트넘 레전드 손흥민을 뜻하는 ‘SONNY SPURS LEGEND’ 문구와 함께 손흥민의 시그니처 ‘찰칵 세리머니’, 그리고 유로파리그 우승 후 태극기를 두르고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던 뒷모습이 담겼다. 손흥민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으로 꼽았던 장면이다.

벽화 디자인은 손흥민이 직접 선택했으며 레들리 킹과 해리 케인(32·바이에른 뮌헨)의 벽화를 제작했던 예술 전문 그룹 ‘머월스’가 작업을 맡았다. 손흥민은 “특별한 기분이다. 이 유산이 사라지지 않고 토트넘에 영원히 남길 바란다”며 벽화 하단에 서명을 남겼다.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가레스 베일(36·은퇴)도 구단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베일은 “마지막을 트로피로 장식하는 선수는 흔치 않다. 넌 토트넘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박수갈채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나의 전 소속팀 LA FC에서도 행운을 빌며 그곳에서도 우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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