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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의 통상 전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국내 수출 제조사 가운데 이와 관련된 대응 계획을 수립한 곳은 전체 기업 중 2%대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출국 다변화와 핵심 광물 조달처 확보, 기업 보호 장치 마련 등 대응책 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7일 발간한 ‘트럼프 2기, 미국과 중국의 수출 통제에 따른 우리 기업의 공급망 리스크 인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무역협회가 연간 수출 실적 50만 달러(약 7억2000만 원) 이상인 국내 제조기업 740개 회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미중 무역 갈등과 관련된 대응 계획 수립을 끝냈다는 기업은 전체의 2.4%에 그쳤다. 대응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대책 없음’으로 응답한 기업이 51.8%, 대응 계획을 ‘검토 중’인 기업이 45.8%였다. 대응책을 마련 중인 기업들은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 정책금융 확대(60.0%)와 수급처 다변화 지원(42.3%) 등을 꼽았다. 한국 기업들이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동안 미중 양국의 수출 규제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미국은 해외직접생산규칙(FDPR)을 통해 자국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수출하는 제3국 기업까지 제재하고 있다. 중국 역시 이중용도 품목 수출 통제 조례와 반외국제재법을 통해 미국 제재에 협조하는 외국 기업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맞대응하고 있다. 진실 한국무역협회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수출기업들이 인도,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로 수출처와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타국의 제재로 인한 불이익이 생길 경우 이에 대한 보상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자동차가 국내외 판매 호조에 힘입어 1분기(1∼3월)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수출에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도 긍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자동차 관세 영향권에 드는 2분기(4∼6월)부터는 현지 생산 확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현대차는 24일 경영 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9.2% 늘어난 44조4078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 증가한 3조6336억 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3조3822억 원, 영업이익률은 8.2%였다.특히 북미 시장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의 1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100만1120대로 작년 동기 대비 0.6% 줄었지만, 미국 판매가 24만2729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늘었다.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이 늘어난 것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올 1분기에만 글로벌 친환경차 21만2426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38.4% 늘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엔 원화 약세가 힘이 됐다. 올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달러당 145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높았다.문제는 향후 실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이달 3일부로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기아가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 차량은 약 101만 대로 이는 미국 전체 판매량의 57%에 달한다.현대차는 확보해 둔 현지 재고로 대응하는 한편, 미국 외 시장에서 생산해 온 완성차 물량을 미국 내 공장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완성차 기준 북미에서 3.1개월분의 재고를 갖고 있고, 부품은 그것보다 더 많은 재고를 확보했다”며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미국 판매용 투싼은 HMMA(미국 앨라배마 공장)로 돌리고, HMMA에서 생산하던 캐나다 판매 물량을 멕시코로 넘기는 방안도 지금 시행 중”이라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자동차·기아가 인도 최고 수준의 공과대학들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기술 혁신에 나선다.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 특화된 기술을 확보하고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수명, 안전성 등 핵심 성능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현대차·기아는 23일(현지 시간) 인도 공과대(IIT) 델리, IIT 봄베이, IIT 마드라스 등 3개 대학과 ‘현대 미래 모빌리티 혁신센터’ 공동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2년간 약 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배터리·전동화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 공동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혁신센터는 현대차·기아와 IIT 교수진이 공동으로 운영하며 배터리 셀 및 시스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배터리 시험 등 4개 분야 총 9건의 연구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주요 과제로는 인공지능(AI) 기반 배터리 상태 진단 기술, 인도 3륜 전기차용 배터리팩 설계, 고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소재 개발 등이 포함됐다.현대차·기아는 IIT 교수진으로부터 아이디어를 공모받아 미래 기술을 발굴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2025년 말까지 이 협력 체계를 인도 전역 10개 대학, 100여 명의 교수진이 참여하는 전문가 네트워크로 확장할 계획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 본부장 사장은 “글로벌 산업을 이끌어 가는 우수 인재들과의 협력은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인도 사회와 경제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선진 연구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인도 시장에 특화된 기술을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자동차가 국내외 판매 호조에 힘입어 1분기(1~3월)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수출에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도 긍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자동차 관세 영향권에 드는 2분기(4~6월)부터는 현지 생산 확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현대차는 24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9.2% 늘어난 44조4078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 증가한 3조6336억 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3조3822억원, 영업이익률은 8.2%였다.특히 북미시장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의 1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100만1120대로 작년 동기 대비 0.6% 줄었지만, 미국 판매가 24만2729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늘었다.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이 늘어난 것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올 1분기에만 글로벌 친환경차 21만2426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38.4% 늘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에겐 원화 약세가 힘이 됐다. 올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높았다.문제는 향후 실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이달 3일부로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기아가 국내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 차량은 약 101만대로 이는 미국 전체 판매량의 57%에 달한다. 관세 부담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지금까지는 현지 재고로 대응하며 가격 인상 없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2분기부터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총생산 규모를 120만 대까지 끌어올리고 해외 생산 거점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관세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내년부터 HMGMA에 하이브리드를 투입할 것”이라며 “(기존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생산능력이 늘어난 부분에 대해선 하이브리드 물량으로 대응해 공장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외환위기도 무사히 넘겼는데, 공장이 문을 닫았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질 않습니다.” 한때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던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은 차갑게 식은 채 적막감만 감돌았다. 40년 넘게 이곳에서 일했다는 A 씨(60)는 최근 본보 기자와 만나 마지막 출하 제품이 걸려 있던 자리를 직접 보여줬다. 연말 은퇴를 앞둔 그는 2t짜리 선재코일로 가득했던 텅 빈 공간을 한참 바라봤다. 타이어 코드(보강재) 등에 필요한 선재코일을 연간 70만 t 생산하던 이 공장은 지난해 11월 마지막 코일 생산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1968년 포스코 창립 이래 경영난 등으로 공장이 폐쇄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차갑게 식어가는 건 ‘철의 도시’ 포항만이 아니다. 국내 제조업 3대 근간(根幹) 산업으로 분류되는 배터리, 석유화학, 철강 업종 모두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이들 업종은 전방산업과 상호의존성이 매우 높아 ‘산업의 뿌리’로 불린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고금리와 경기 침체, 중국발 저가 공세 등으로 역대급 불황을 맞은 3개 업종은 올해 미국발 관세 폭탄까지 얻어맞으며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23일 본보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자산 기준 100대 제조사의 2024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개 업종의 평균 영업이익은 약 2500억 원으로 전년(7197억 원) 대비 66% 급감했다. 업종별로는 배터리(5곳)가 97.5%, 석유화학(14곳)이 64.5%, 철강(6곳)이 46.4% 줄어들며 영업이익 감소율 ‘톱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100대 제조사 평균 영업이익이 79.1% 급증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3개 업종이 위기에 빠지면서 포항과 전남 여수 산단의 지역 경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기업의 수익 창출력을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악화 일로다. 역시 석유화학(―8.5%포인트), 배터리(―6.2%포인트), 철강(―4.9%포인트)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자본집약적 산업에서 ROE가 장기간 감소한다는 것은 추가 투자 유치의 어려움과 수익성 악화의 악순환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호정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계 각국이 각자 제조업을 살리겠다고 지원을 늘리고 불공정 게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기업들만 고군분투하는 중”이라며 “한국도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정치권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포항=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여수=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경북 포항시 포항철강산단의 현대제철 포항 제2공장도 사실상 멈춰 선 상태다. 9일 정오 무렵 식당으로 향하는 근로자들로 북적여야 할 공장 거리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30년 가까이 건설 현장의 핵심 소재인 H형강 등 연간 70만 t의 철강을 생산해 온 이 공장은 지난해 11월 완전 폐쇄 위기에 직면했다가 노사 간 협의 끝에 간신히 제강 라인의 ‘부분 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산단에서 어렵게 만난 한 근로자는 “국내 봉형강 생산의 주요 거점이던 이곳이 ‘유령의 도시’처럼 변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공장도 석유화학 굴뚝도 ‘OFF’포항블루밸리산단 공장 부지에도 인부들은 간데없고 건설 자재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곳은 포스코퓨처엠이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인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전구체·니켈 원료 생산 공장을 건설하려 했던 부지다. 불과 1년 전 이 부지에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던 대규모 프로젝트는 전기차 시장의 예상치 못한 침체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등의 영향으로 최근 완전히 백지화됐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던 배터리 산업은 현재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산업 전반이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인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라는 이중고로 지난해 유례없는 실적 부진을 경험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각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아예 없애고 있다”며 “한국 업체가 그나마 선방하던 미국 시장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보조금이 지속될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배터리 산업이 처한 이중고를 설명했다.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석유화학 업계 역시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10일 찾은 여수산단에서는 굴뚝의 연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퇴근 시간임에도 공장 주변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곳에 자리 잡은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각각 8940억 원, 3002억 원의 적자를 내며 일부 시설의 가동률을 70% 아래로 낮췄다. 산단의 위기는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었다. 여수의 한 기계설비 유지보수 업체 직원은 “2∼3년 전과 비교해 발주가 50%는 줄었다”며 “적자로 공장을 돌리지 못하니 정비 발주도 끊겼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가에도 임대 딱지가 붙은 가게들이 속속 눈에 들어올 정도로 침울한 분위기였다. 이곳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정모 씨(50)는 “여수는 솔직히 산단 때문에 먹고사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며 “매출이 반 넘게 줄어 당장 사람부터 줄이고 있다”고 했다.● “제조업 버리는 방향으로 가선 안 돼”제조업의 근간인 3대 업종의 위기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제품의 대규모 유입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이 879만7355t으로 2020년(601만6634t) 대비 46.2%나 급증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중국산 철강재 관세 인상 조치로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중국산 철강재가 한국 시장으로 대거 밀려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 업계 역시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와 전기차 캐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도 중국과 중동 기업들의 가격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구조적 침체에 직면한 제조업 3대 업종은 올해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이라는 암초까지 만나 침몰 위기에 놓여 있다.산업계에서는 생존을 위해 정부와 기업, 노동계가 모두 힘을 합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으로는 전기료 감면 등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장현 한국화학산업협회 정책연구본부 본부장은 “전기요금의 지속적 인상에 따라 생산 원가가 증가하며 시장 가격 경쟁력이 저하된 상황”이라며 “산업 위기 선제 대응 지역에 대해 전기요금 감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산업의 출발점은 제조업”이라며 “제조업 중심 국가에서 제조업을 버리는 방향으로 법 제도가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포항=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여수=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경쟁사들과 거침없는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발(發) 관세 파고를 넘고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일명 ‘프레너미(frenemy)’ 전략으로 불린다. 친구(friend)와 적(enemy)의 합성어로 경쟁적인 우호 관계를 뜻한다. 평소 시장에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지만 기업 생존을 위해서는 함께 손을 잡기도 하는 오월동주(吳越同舟·적대적인 세력이 서로 협력함)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 판매 1위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와의 협력이다. 두 회사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차량 부문에서는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 수소에너지 생태계 조성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선 힘을 합치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2024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을 직접 찾아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그룹 회장을 만났다. 당시 정 회장은 “수소를 이야기해서 같이 좀 잘 협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력도 한층 견고해지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과 GM은 지난해 9월 승용차와 상용차 공동 개발·생산 등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 회장과 메리 배라 GM 회장은 올해 9월에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함께 참여한다. 두 회사의 수장이 이번 만남에서 한층 고도화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구글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와의 기술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9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하기로 했다. 또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대차의 이런 행보는 그룹의 미래 전략 등 기업 생존과 직결된 분야에서는 경쟁자와의 협력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되고 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자동차가 ‘바다 위의 알프스’로 불리는 일본 야쿠시마에 전기버스를 공급해 무공해 섬 전환을 지원한다. 현대차는 21일 일본 야쿠시마에 있는 이와사키 호텔에서 운수·관광 서비스 기업 이와사키그룹과 ‘일렉시티 타운 전달식’을 개최했다. 현대차는 이와사키그룹이 운영하는 다네가시마·야쿠시마 교통 주식회사에 무공해 전기버스 ‘일렉시티 타운’ 5대를 공급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이와사키 요시타로 이와사키그룹 대표이사 사장 등 관계자 약 80명이 참석했다. 장 부회장은 “야쿠시마 같은 특별한 환경이야말로 모빌리티 솔루션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며 “환경과 기술, 지역 사회가 공존하는 모델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야쿠시마는 일본 열도 남서쪽 끝에 있는 504km2 면적(제주도의 약 4분의 1 크기)의 섬으로 자연경관이 뛰어나 ‘바다 위 알프스’로 불린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도 지정돼 자연 보전을 위해 공해물질 배출 억제가 필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야쿠시마가 속한 가고시마현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야쿠시마 내 모든 차량을 전기차 등 무공해 차량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일렉시티 타운은 현지 상황에 맞춰 개발된 전장 9m급 중형 저상 전기버스다. 145kWh 용량의 배터리와 최고 출력 160kW를 발휘하는 고효율 모터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일렉시티 타운은 6월부터 야쿠시마 공항과 미야노우라 항구, 시라타니운스이쿄 협곡 등을 잇는 다네가시마 야쿠시마 노선버스로 운영된다. 현대차는 노선버스뿐만 아니라 주민과 관광객이 사용할 수 있는 급속 충전시설도 추가로 신설할 예정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기아가 세계 최대 픽업트럭 시장인 미국 공략을 본격화한다. 올해 브랜드 최초 픽업트럭 ‘타스만’을 호주 등 신흥 시장에 출시하는 데 이어 북미에서도 중형 전기 픽업트럭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는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연간 판매 419만 대를 달성하고 세계 시장 점유율 4.5%를 확보하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기아는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유했다. 기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타스만을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올해 국내를 시작으로 호주를 포함한 신흥 시장에 타스만을 출시하고 연평균 8만 대까지 판매 규모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최대 픽업트럭 시장인 북미에서는 타스만이 아닌 맞춤형 전기 픽업트럭을 개발해 선보인다.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에 기반하는 이 픽업트럭은 동급 차량 대비 넓은 실내와 적재 공간을 갖출 것이라고 기아는 설명했다. 픽업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인 견인 시스템 역시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들과 협력하거나 외주 형태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오프로드에 특화된 주행성을 확보하고,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안전 사양과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북미 시장 점유율 7%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미국은 연간 픽업트럭 판매량만 300만 대가 넘는다. 기아는 이날 행사에서 중장기 투자 계획도 공개했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 확보를 위해 2029년까지 5년간 총 42조 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전동화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 미래 사업에만 19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아빠차’로 불리던 현대자동차 쏘나타가 8세대에 걸친 리뉴얼과 부분변경을 통해 젊은층의 감성에 맞는 스포티한 매력의 중형 세단으로 탈바꿈했다.최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강변북로를 따라 경기 파주시까지 ‘2025 쏘나타 디 엣지’를 타고 왕복 80km가량을 달려봤다. ‘슬픈 눈을 가진 메기’라는 별명을 가진 8세대 쏘나타는 2019년 출시 이후 국내 판매량이 내림세로 접어들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때 단종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소비자에게 외면받은 이유로는 항상 디자인이 먼저 거론됐다. 이에 현대차는 2023년 5월 완전변경급 부분변경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얼굴의 쏘나타를 선보였다. 다시 태어난 쏘나타는 트렌디한 외형을 앞세워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24년부터는 국내 판매량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시승한 쏘나타 디 엣지는 외형뿐만 아니라 각종 편의 기능까지 개선됐다. 계기판 왼쪽에 있었던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의 위치를 동승석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센터 콘솔로 변경한 것이 대표적이다. ‘애프터 블로’ 기능도 추가됐다. 에어컨과 히터를 사용한 후 엔진을 끈 상태에서 공기를 순환해 에어컨 안쪽 습기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차량은 첫인상부터 미래지향적이라는 느낌을 강렬하게 풍겼다. 전면부의 수평형 발광다이오드(LED) 주간 전조등은 로보캅을 연상케 했다. 후면부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다. 가로로 길게 뻗은 ‘H’ 형태의 후미등과 픽셀 형태의 방향 지시등 때문이었다. 기자와 동승한 60대 부모님은 “특히 플라스틱 재질의 후면부가 차량 고급화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1.6 가솔린 터보 엔진에서 나오는 180마력의 힘은 시내 주행에 모자람이 없었다. 주행모드 변경에 따른 재미도 쏠쏠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자 페달의 반응이 빨라졌고 더 가볍게 느껴졌다. 주행감도 한층 경쾌해졌다.고속주행 시 외부에서 유입되는 풍절음도 비교적 잘 잡힌 것 같았다. 정숙성 향상을 위해 흡음·차음재를 적재적소에 적용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연비다. 고속도로 위주로 주행한 이날 연비는 L당 17∼18km를 오갔다. 18인치 휠 기준으로 회사가 공개한 복합연비 L당 13km보다 뛰어난 수준이었다. 경제성을 갖춘 차량을 이야기할 때 다들 왜 ‘쏘나타’를 가장 먼저 꼽는지 알 수 있었다.패밀리카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내부 공간도 넉넉했다. 뒷열에 탑승해도 불편함이 없었다. 쏘나타는 동급 중형 세단 중 실내가 가장 넓다. 차체 길이가 4910mm에 달한다. 그랜저(5035mm)와 125mm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가격 책정 역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솔린 모델 기준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트림의 판매가격은 기존 모델 대비 20만 원 인하됐다. 1.6 가솔린 터보 기준 △프리미엄 2898만 원 △익스클루시브 3268만 원 △인스퍼레이션 3603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자동차인 만큼 한국의 운전자와 한국의 도로에 최적화된 국민 세단 쏘나타.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젊은 소비자라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가 아닐까. 파주=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제네시스는 자사 레이싱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5시즌 유러피안 르망 시리즈(ELMS) 개막전에서 LMP2 클래스 우승을 거뒀다고 9일 밝혔다.ELMS는 세계 최대 내구 레이스 대회인 르망 24시와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의 실전 테스트 무대다. 6일 시작해 10월까지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포르투갈 등 6개국에서 펼쳐진다.LMP2 클래스는 기계적 성능 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참가팀들에 통일된 섀시와 엔진을 사용하도록 요구한다. 이 때문에 장시간 주행, 트래픽 관리 등 WEC를 대비하기 위한 실전 훈련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제네시스는 올해 ELMS 참가를 통해 레이싱 운영 노하우와 내구 기술 데이터를 축적하고, 내년 WEC 하이퍼카 클래스에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드라이버의 기량도 함께 평가해 하이퍼카 GMR-001 프로토타입에 최적화된 드라이버 라인업을 구성할 계획이다.이번 대회는 LMP2, LMP2 Pro-Am, LMP3, LMGT3 등 총 4개 클래스가 동시에 열렸다. 제네시스는 LMP2 클래스 우승과 전체 2위를 달성했다. 레이서 제이미 채드윅은 ELMS LMP2 클래스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여성 드라이버로 기록되기도 했다.제네시스는 내년 WEC 하이퍼카 클래스 참가를 앞두고 처음 출전한 레이싱 대회부터 클래스 정상에 오르면서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의 브랜드 경쟁력과 잠재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종합 2위로 시즌을 출발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은 다음 달 4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르 카스틀레 4시’ 레이스에 출전한다. 6월에는 베테랑 드라이버 안드레 로테러를 앞세워 세계 최대 내구 레이스인 르망 24시에도 참가할 예정이다.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은 “첫 경기부터 우승을 차지해 놀랍고 기쁘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남은 시즌도 차근차근 준비해 르망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기아가 세계 최대 픽업트럭 시장인 미국 공략을 본격화한다. 올해 브랜드 최초 픽업트럭 ‘타스만’을 호주 등 신흥 시장에 출시하는 데 이어 북미에서도 중형 전기 픽업트럭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기아는 9일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이같은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유했다.기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타스만을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올해 국내를 시작으로 호주를 포함한 신흥 시장에 타스만을 출시하고 연평균 8만 대까지 판매 규모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북미 지역을 제외한 시장에서 점유율을 6%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최대 픽업트럭 시장인 북미에서는 타스만이 아닌 맞춤형 전기 픽업트럭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 전기 픽업트럭은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에 기반한다. 전동화 흐름에 맞춰 친환경차 선호 고객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연 9만대 판매, 시장 점유율 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연간 픽업트럭 판매량만 300만대를 넘는다. 전동화 픽업은 동급 차량 대비 넓은 실내 및 적재 공간을 갖출 것이라고 기아는 설명했다. 픽업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인 견인 시스템 역시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들과 협력하거나 외주 형태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오프로드에 특화된 주행성을 확보하는 한편,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안전 사양과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적용할 계획이다.기아는 한편 이날 행사에서 2030년 419만대를 판매, 글로벌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미래 사업에 할당된 19조원을 포함해 총 42조원을 투자한다.친환경차 판매는 2025년 89만7000대에서 2030년 233만30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판매 비중도 28%에서 56%까지 높인다.송호성 기아 사장은 “앞으로도 내실을 강화하고 자동차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실행하며 브랜드의 발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 중국이 희토류 7종 수출 통제 등으로 맞불을 놓으며 한국 첨단 산업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4일 미국에 대해 34% ‘맞불 관세’를 예고한 데 이어 국무원 산하 상무부가 특정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희토류 7종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는 디스프로슘이 모터와 배터리 주요 부품 제작에 쓰이는 만큼 희토류 공급이 장기간 제한되면 전기차 등 생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희토류가 들어가는 중간재 재고를 일정 수량 확보해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색 필터, 형광체 등에 테르븀과 이트륨 등이 소량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주력 제품에 사용되는 희토류 양이 미미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업계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관련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모비스가 인도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에 소프트웨어 전문 연구 거점을 통합 개소했다고 7일 밝혔다. 2007년 설립한 인도연구소와 2020년 구축한 제2연구소를 하나로 합쳐 연구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개소한 통합 연구개발(R&D) 센터는 연면적만 약 2만4000㎡에 달한다. 10층 규모의 건물에는 연구 공간, 데이터센터, 시험실, 교육실, 협력사 업무공간 및 임직원 휴게시설 등이 마련됐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밀집한 하이데라바드 중심부에 위치해 우수 인재 확보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현대모비스는 향후 신규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인도연구소의 참여 확대, 현지 차종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한 생산성 효율화 등 3대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자동차·기아의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가 50만 대를 넘어섰다. 2011년 현대차가 국내 시장에 첫 양산형 전기차 ‘블루온’을 선보인 지 14년 만이다. 6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는 올해 3월까지 50만2036대로 집계됐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와 제네시스가 29만1608대, 기아가 21만428대를 팔았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 이후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E-GMP는 배터리 배치부터 모터 등 차체 구조를 내연기관 차량이 아닌 전기차에 적합하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배터리를 차 바닥에 평평하게 배치해 무게중심을 낮추고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모듈화된 구조 덕에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다양한 차종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E-GMP를 처음 적용한 아이오닉5, EV6가 출시된 2021년을 기점으로 두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했다. 2021년 전년(2만7548대) 대비 160% 늘어난 7만1447대가 팔렸고, 2022년(11만9791대)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11만1911대를 팔아 2년 연속 연간 판매 10만 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판매량이 8만5203대에 그치며 다소 부진했지만, 올해 전기차 보조금 조기 확정 등으로 1분기(1∼3월) 기준 전년 대비 75% 이상 증가한 2만3159대가 팔리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플래그십 SUV 아이오닉9, 기아는 전동화 세단 EV4를 선보이며 판매 증가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아이오닉6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아이오닉6, 기아 최초의 목적기반차량(PBV) 모델 PV5, 준중형 전기 SUV EV5 등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기아가 다문화 청소년의 안정적인 사회 진출을 돕는 ‘하모니움 교육 프로그램’을 공식 출범했다. 하모니움 교육 프로그램은 다문화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진로를 설계하고 자립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기아는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의 브랜드 체험관 ‘기아360’에서 하모니움 교육 프로그램 1기 입학식을 열었다고 6일 밝혔다. 1기 교육생 25명은 8월까지 5개월간 정보기술(IT), 식음료(F&B), 영상편집, 조경 등 4가지 특화 영역에서 교육과 실습을 경험한다. 직무 실습과 인턴십은 각 분야 우수 소셜벤처 및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된다. 이와 더불어 다문화 선배 초청 특강, 오토랜드 견학, 개인 프로필 촬영 등 특별 활동 기회도 얻는다.기아는 모든 교육생에게 교통비를 지급하고 인턴십 참여 시 활동장학금을 제공한다. 우수 수료생에게는 추가 장학금도 지원할 예정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수만 대를 수년 내 미국 내 사업장에 투입하기로 했다.3일(현지 시간)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투자의 일환으로 앞으로 수년 동안 수만 대의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을 구매할 계획”이라며 “이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세계적인 모빌리티 로봇 제조업체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미국에 4년간 210억 달러(약 31조 원)를 투자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60억 달러는 로보틱스 및 미국 내 전략적 협력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보스턴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에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 타운홀 미팅을 열고 모빌리티 산업의 제조·혁신을 위한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차세대 제조 전략의 핵심으로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강조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임직원 8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도 무대에 올라 향후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장 부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보틱스 AI는 그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을 사업장에 대규모로 투입해 생산 역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투생산 수만 대를 도입해 생산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폿’을 주요 시설에 배치해 설비 점검 등에 활용하고 있다.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도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투입할 예정이다.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최대 고객이 될 것”이라며 “로봇, 전기차, 트럭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는 다자간 전략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한국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경쟁이 심하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마티아스 부세 포르쉐코리아 대표(사진)는 “부임 이후 한국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6개월간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딜러사들을 분주히 오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포르쉐 부스에서 만난 부세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포르쉐가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존더분쉬’(개인을 위해 차량을 특별 주문제작하는 작업) 등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포르쉐만의 프로그램도 호응이 좋다”고 했다. 부세 대표는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처음 선보인 ‘911 카레라 4 GTS’에 대해 “초경량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540마력의 성능을 뽑아내는 괴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911은 ‘드림카’라는 말처럼 꿈을 품고 자라온 사람들에게는 정점에 있는 궁극의 스포츠카”라며 “신모델은 일반도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일리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시장에선 포르쉐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칸 일렉트릭도 볼 수 있었다. 부세 대표는 전동화 전략에 대해 “시기가 밀릴 순 있어도 결국 전기모빌리티가 미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포르쉐는 앞서 2030년까지 911을 제외한 모든 라인업을 전동화하고 전체 판매량의 8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었으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속도를 조절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속해서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카이엔’ 전동화 모델을 출시하는 등 한국에서의 전동화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부세 대표는 “최근 서울 영등포에서 서비스센터 착공식을 열었고, 제주도에도 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라며 “5년 내로 서비스센터 역량을 두 배가량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양=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위아는 주행 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제어할 수 있는 후륜 기반 전자식 사륜구동(4WD) 부품 ‘2속 ATC’ 개발에 성공해 양산을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2속 ATC는 후륜 구동 자동차의 구동력을 주행 상황에 맞게 앞바퀴나 뒷바퀴로 분배하는 부품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노면과 타이어가 밀착해 최적의 주행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2속 ATC를 개발해 양산하는 것은 국내에서 현대위아가 처음이다. 현대위아의 2속 ATC는 기아의 픽업트럭 타스만에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위아는 2속 ATC의 안정성 강화를 위해 국내 산악도로는 물론이고 아랍에미리트의 사막 등 세계 각지에서 극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영하 30도에 이르는 스웨덴 북부에서도 빙판길 신뢰성을 검증한 바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더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래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무인기 체계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2040년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글로벌 무인기 시장에 진출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무인기 전문기업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GA―ASI)’과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그레이 이글―STOL(GE―STOL)’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GA―ASI는 MQ―1 프레데터, MQ―9 리퍼 등 고성능 무인기 개발·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영국, 일본, 호주 등 주요 우방국에 무인기를 공급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무인기의 기획·설계·개발부터 체계종합·생산·운용·판매까지 전 주기에 걸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GE―STOL은 이착륙 거리가 최대 수백 m에 불과해 단거리 활주로, 비행갑판을 갖춘 대형 함정이나 야지(野地) 등 제한적인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탑재 가능 중량은 1.6t으로 장비에 따라 정찰,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양사는 2027년 초도 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해군은 지난해 11월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에서 이 무인기를 이륙시키는 전투 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