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합병증 부르는 고도비만, 대사수술로 개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6일 03시 00분


당뇨-고혈압 등 발병 위험 커져… 최소 4년은 식이조절해야 치료
‘위 소매 절제술’ ‘위 우회술’ 등
위 크기 줄이면 포만감 쉽게 느껴
수술 후 체중 평균 20∼30% 감소

인하대병원 외과 오승종 교수가 비만대사수술인 위 소매절제술을 하고 있는 모습.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 외과 오승종 교수가 비만대사수술인 위 소매절제술을 하고 있는 모습. 인하대병원 제공
평소 당뇨와 고혈압을 앓던 한정수(가명·58) 씨는 몇 년 전부터 지속적인 체중 증가로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청소년 시절부터 비만이던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체중이 더욱 늘어났다. 키 176cm, 몸무게 103kg에 체질량지수(BMI)가 33.25로 고도 비만 상태였다.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식이요법을 비롯해 규칙적인 운동, 다이어트 약까지 써 보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을 진단받아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인하대병원 오승종 교수(외과)는 한 씨의 검사 결과와 몸 상태 등을 확인한 뒤 ‘윗부분절제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수술 전 이뤄진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지방간이 심하고 복부 지방이 많아 안전한 수술을 위해 체중 감량이 필요했다. 오 교수 등 의료진은 한 씨에 대해 근치적인 위절제술에 비만대사수술 개념을 추가해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비만대사수술 중 위의 약 80%를 절제해 음식 섭취량을 제한했다. 체중 감량을 위한 수술법인 ‘위 소매절제술’을 받은 후 한 씨는 약물 치료와 함께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병행해 건강을 되찾아 가고 있다. 혈당이 정상을 유지하면서 더 이상 당뇨 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다.

오 교수는 “병적 비만은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비만을 개선하지 않으면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혈관 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대사 이상에 따른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성인 기준 전체 비만 유병률은 2013년 30.6%에서 2022년 38.4%로 증가했다. 이는 만성 질환과 조기 사망의 주요 위험 요인이 된다.

특히 당뇨, 고혈압, 심혈관 질환과 같은 합병증은 비만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여기에 암 발생 위험도 커져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매일 1200kcal 미만으로 제한된 식사를 최소 4년 이상 꾸준히 유지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조절이 어렵다. 따라서 위의 크기를 줄이고 위장관의 위치를 변화시켜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고 영양분 흡수를 제한하는 비만대사수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수술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위암,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환을 동반한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위 소매절제술’은 위의 크기를 줄여 음식 섭취량을 제한해 포만감을 증가시켜 음식 섭취를 자연스럽게 줄이게 된다. 또 입맛이 변하면서 이전보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기가 쉬워진다. 하지만 절제된 위는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과식을 피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수술 방식은 위 소매절제술 외에 ‘위 우회술’이 있다. 위 우회술은 위를 아주 작게 남기고 소장을 우회 연결해 음식물의 흡수율을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체중 감소 효과가 크지만, 영양 불균형이나 위 접합부 궤양 같은 합병증 위험도 존재한다.

위 소매절제술은 비교적 간단하고 회복이 빠르지만, 위산 역류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수술 후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어 전문가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 결과, 비만 대사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체중이 평균적으로 20∼30% 감소했다. 당뇨 및 고혈압의 호전율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비만 치료는 외과, 내분비내과, 가정의학과, 정신의학과 등 다양한 전문 분야의 협진을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각 분야의 전문의들은 환자의 체중, 병력, 생활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설계한다.

오 교수는 “비만 수술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이후의 관리가 훨씬 중요하다”며 “수술 후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고 게을리했던 운동을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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