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반도체 투톱’ 시총 나란히 1000조… 4000 돌파 눈앞

  • 동아일보

외국인 보유액 전체 시총의 34%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집중 매수
투자자 국적별 비중 英 44% 1위
“반도체 업고 증시 상승세 유지될듯”

외국인투자가의 코스피 보유 규모와 ‘반도체 투톱’의 시가총액이 나란히 1000조 원을 넘겼다. 외국인이 수급을 주도하고 반도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피는 사상 첫 4,000 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개별주식의 시총 합산액은 1124조594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68%다. 외국인 보유 시총은 이달 2일 처음 1000조 원을 넘긴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반도체 투톱’에 10조 원 베팅한 외국인

외국인은 올 6월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주식을 매수하며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이재명 정부 출범(6월 4일) 이후 외국인은 총 19조9136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이 3조357억 원을 순매수하고 개인은 27조1696억 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698.97에서 3,941.59로 1242포인트(약 46%) 넘게 올랐다.

올해 1∼8월 코스피 외국인투자가의 국적별 매매 비중을 살펴보면 영국(44.7%), 케이맨제도(14.1%), 싱가포르(12.1%), 미국(12.0%) 등이 주를 이룬다. 상위 3국의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는데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거점(영국, 미국, 싱가포르)이거나 헤지·사모펀드가 주로 등록지로 활용하는 조세회피처(케이맨제도)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10조 원 넘게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올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조7385억 원, SK하이닉스를 1조2190억 원, 삼성전자 우선주를 1조140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 기준 각각 1위, 3위, 4위다. 2위는 한국전력이다.

외국인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총도 1000조 원을 넘겼다. 올해 삼성전자는 85.7% 오르면서 주당 10만 원 돌파를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7만3900원에서 51만 원으로 193.3%나 급등했다.

● ‘13만 전자-65만 닉스’ 되면 5,000 뚫는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들은 대부분 10만 원이 넘는 주가를 내놓았다. 14만 원(IBK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 전망도 나왔다. SK하이닉스도 70만 원(IBK투자증권) 전망이 나왔다. 내년 폭발적으로 증가할 메모리 실적을 반영한 수치다.

반도체 주도 성장이 계속된다면 코스피의 상승 흐름도 장기적으론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보통주 기준)와 SK하이닉스가 24일 종가 기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18.0%, 11.5%를 코스피 5,000이 됐을 때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12만5500원, SK하이닉스 주가는 64만7000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증권사에서 내놓는 전망치가 현실이 된다면 반도체 투톱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커지거나 코스피 5,000에 도달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다만 외국인과 반도체가 주도하는 상승장인 만큼 해당 종목에 투자하지 않은 투자자들의 ‘포모’(소외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 중인 만큼 반도체 기업들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나 코스피 200 등 지수 추종 ETF에 투자하는 것도 개인 투자자에게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외국인투자자#순매수#코스피#주가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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