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랩 스타트업’ 11년, 창출한 일자리만 8700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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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원받은 스타트업 845곳
누적 투자유치금액 1조3400억
‘포티파이’ 月매출 연초대비 10배
‘뤼튼테크놀로지스’ CES 혁신상

C랩 아웃사이드 4기 스타트업인 근골격계 질환 디지털 운동치료 솔루션 업체 ‘에버엑스’가 이용자의 몸의 균형을 자동으로 진단하는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C랩 아웃사이드 4기 스타트업인 근골격계 질환 디지털 운동치료 솔루션 업체 ‘에버엑스’가 이용자의 몸의 균형을 자동으로 진단하는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온라인 스트레스 관리 서비스 ‘마인들링’을 제공하는 2년차 스타트업 포티파이의 문우리 대표(37)는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출신이다. 문 대표는 병원에서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를 진료하다가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 2020년 7월 창업했다.

심리전문가와 정보기술(IT) 개발자 및 기획자 등 10명으로 시작한 포티파이는 올해 초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 4기로 선발됐다. 이후 무섭게 사업 속도가 붙었다. 직원은 25명으로, 월 매출은 연초 대비 10배 수준으로 늘었다. 문 대표는 “주변 창업자들 사이에서 C랩에 대해 워낙 좋은 평가를 들어 지원했는데 마케팅과 기술 등 맞춤형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사내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외부 스타트업과 사내 벤처를 육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지원한 스타트업만 외부 460개, 사내 385개로 총 845개에 달한다. 투자를 유치한 521개사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1조3400억 원에 달한다. 이들이 창출한 일자리만 8700여 개다.

삼성전자는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2022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열었다. 1년간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졸업 기념패를 받고 기술 및 상품을 전시·발표하는 일종의 졸업식이다. 포티파이를 포함해 20개 스타트업이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도심형 배달서비스 업체 뉴빌리티도 C랩 아웃사이드에 선발된 뒤 올해 투자금 230억 원을 유치했다. 지난 1년간 C랩 아웃사이드 지원을 통해 재무 컨설팅을 받으면서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했다고 했다. 삼성웰스토리,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과 협력해 골프장과 리조트 내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뉴빌리티를 창업한 이상민 대표는 “사업을 하다 보면 매일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데, 삼성전자 담당 파트너들과 언제든 편하게 연락하며 도움을 받은 게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설립한 뤼튼테크놀로지스는 C랩 아웃사이드 지원을 받은 뒤 자사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글쓰기 연습 소프트웨어 ‘뤼튼 트레이닝’으로 CES 2023 혁신상을 받았다. C랩에서 준 1억 원의 사업화 지원금은 특허를 내고 필요한 서버를 구매할 때 도움이 됐다. 이 회사는 투자 시장 침체기 속에 38억 원 규모의 Pre-A 투자도 유치했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요즘처럼 경제 상황이 안 좋을 때는 건강한 캐시플로가 중요한데, C랩에서 5개년 계획을 짤 수 있게 도와줬다”고 말했다.

개인 맞춤형 영양제 자동 배합 디바이스 플랫폼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C랩의 장점 중 하나로 하드웨어 관련 조언을 꼽았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와 제조부문에서 강점이 있는 회사다 보니 제조, 애프터서비스(AS) 등 관련된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대기업의 상황과 스타트업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돼 과거 C랩의 지원을 받았던 스타트업을 소개받아 생생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질 좋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로 2018년부터 C랩 아웃사이드를 운영하고 있다. 설립 5년 이하 스타트업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발해 지원한다.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되면 1억 원의 사업 지원금,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 내 무료 사무실 및 구내식당 이용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삼성전자 직원의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 같은 무형의 지원도 크다. C랩 아웃사이드를 수료한 뒤에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인 C랩 패밀리에 소속돼 삼성전자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다.

이날 데모데이에는 스타트업 대표와 임직원, C랩 자문위원 등 삼성전자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AI, 메타버스, 친환경 등 미래 유망 분야의 시장을 선도하려는 다양한 스타트업의 기술이 공개돼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랩 아웃사이드는 인재 육성 및 창업 생태계 지원을 위한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라며 “삼성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계속 성장해 삼성전자의 파트너사가 되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삼성#스타트업#c랩 아웃사이드#포티파이#뤼튼테크놀로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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