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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尹 “요즘 전쟁은 총 아닌 반도체가 하는 것”… 민간주도 경제 강조

입력 2022-03-22 03:00업데이트 2022-03-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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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당선인-경제계 회동]경제 6단체장과 도시락 오찬 회동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경제6단체장을 만난 자리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민간 주도 경제’였다. 기업 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내용의 경제 정책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회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경제의 ‘도약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당선인의 견해에도 경제계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 민간이 주도, 정부는 보조

이날 윤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도시락 오찬 회의를 진행했다.

윤 당선인은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 주도에서 이제 민간 주도 경제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며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인프라를 만들어 뒤에서 기업 활동을 돕는 역할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경제 성장이라는 건 경제학적으로 소득이 올라야 경제 성장이며 결국은 기업이 성장하는 게 경제 성장”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더 자유롭게 판단하고 투자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면서 “여러 가지 방해 요소들이 어떤 것인지 많이 느끼고 아실 테니까 앞으로도 조언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당선인은 또 원자력발전소의 경제성을 높게 평가하며 “안전성을 보완해 경쟁력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경제 활동 방해 요소 제거하겠다”

이날 손 회장은 “기업 규제가 너무 많아 기업 활동에 큰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이어 “노동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노동자 관련법은 시대의 요구에 맞게 대폭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안전도 중요하지만 기업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런 제안에 대해 ‘제도적 방해요소 제거’를 약속했다.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겠다는 의미다. 윤 당선인은 “요즘 전쟁이란 총이 아닌 반도체가 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며 “정부가 할 일도 기업과 경제 활동의 방해요소를 제거하는 데 있다”고 했다. 이어 “쉬운 일을 엉뚱하게 하는 정부는 안 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전임 대통령들도 당선인 시절 경제 현장을 방문해 기업 규제 완화를 약속해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첫 경제 행보로 중기중앙회와 만난 뒤 “(기업들은) 이런저런 정책보다 손톱 끝에 박힌 가시 하나 빼줬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손톱 밑 가시’론을 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전남 영암군 대불산업단지 전봇대를 지적하며 사소하지만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규제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의 규제 완화 약속이 ‘말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앞으로 수립할 정책 역시 기업과의 활발한 소통의 결과물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양극화 해소도 주요 과제

‘양극화 해소’도 테이블에 올랐다. 김 회장은 대기업으로의 영업이익 편중 문제를 거론하면서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했다. 중견련의 최 회장도 기업 규모를 키워가는 계층 사다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와 관련해 “부모의 지위와 신분이 세습되는 사회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선 국가 전체의 역동적이고 도약적인 성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소득자산 격차 심화나 노동시장 이중 구조 고착화 등을 ‘성장’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윤 당선인의 이러한 인식은 첫 경제 행보로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모든 기업인을 대표하는 단체를 한꺼번에 만난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모두발언에서도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정 경제주체를 대표하는 현장과 협회를 먼저 방문해 힘을 실어줌으로써 경제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했던 과거 정부와는 다른 선택이다. 인수위 측은 “기업이 규제와 갈라치기 분위기 속에서 직원과 나라를 위해 마음껏 뛸 기회가 제약됐는데, 기업이 마음껏 일할 수 있게 하는 기 살리기 행보”라고 설명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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