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절로 뛴 종부세, 대상-세액 역대 최대…“1주택자도 부담 키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5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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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단지. 뉴스1
서울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단지. 뉴스1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인원과 고지세액이 모두 역대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특히 현 정부가 들어선 뒤 최근 2년간 종부세 고지세액이 갑절로 늘며 보유세 부담이 크게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25일 2020년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인원이 74만4000명, 고지세액이 4조268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당초 26일 종부세 고지 현황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종부세 논란이 거세지자 발표를 하루 앞당겼다.

올해 고지인원은 지난해보다 14만9000명(25.0%) 늘었다.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든 이들은 2018년 46만6000명에서 지난해 59만5000명으로 27.7% 늘어난 뒤 올해 70만 명대로 급증했다.

고지세액 역시 1년 새 9216억 원(27.5%) 증가했다. 2018년 고지세액이 2조1148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고지세액이 갑절로 뛴 셈이다.

고지세액을 고지인원으로 나눈 종부세 납세자 1인당 평균 세액은 올해 574만 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1인당 평균 세액이 454만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과세 대상이 늘어난 데다 평균 납부세액 자체가 늘며 전체 고지세액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시도별 종부세 고지 현황을 보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전체 고지인원의 80%가 몰려있었다. 서울 고지인원은 41만 명으로 전체의 55.1%를 차지했다. 현재 서울 인구(약 969만 명)의 약 4.2%가 종부세를 내는 셈이다.

종부세 고지인원이 가장 크게 늘어난 지역은 세종으로 나타났다. 세종은 행정수도 이전 논의 등으로 최근 집값이 급등하며 고지인원이 전년 대비 33.3% 늘었다. 종부세액은 같은 기간 56.7% 증가했다. 세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제주로 1년 새 91.4%가 늘었다. 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서울의 경우 인원은 30.2%, 세액은 30.9% 증가했다. 대전 대구 경남 등의 종부세액도 크게 늘었다.

이처럼 종부세가 크게 늘며 납세자들의 보유세 부담은 급증한 반면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값은 0.25% 오르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크게 올랐다.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나타내는 한국은행의 주택가격전망지수 역시 2013년 1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말과 올해 10월을 비교한 집값 상승률이 3.86%인 것에 비해 종부세 인상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을 잡기 위해 도입된 종부세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소득이 없는 1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작용이 큰 만큼 제도의 도입 취지와 실효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정책연구원은 ‘부동산 보유세의 세 부담 및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주택 가격에 영향을 주는 건 세금 인상이 아닌 이자율 변화라고 설명했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부동산 가격 변화 등을 감안해 2005년 만들어진 공시가격 기준(6억 원)을 변경하는 등 제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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