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넥실리스, 가장 얇은 동박 세계시장 공략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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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정읍 5, 6공장 증설 착착 진행
“동남아-유럽에도 공장 신설 검토”

22일 전북 정읍시 SK넥실리스 공장에서 김자선 동박생산팀장이 5공장 증설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SK넥실리스 제공
22일 전북 정읍시 SK넥실리스 공장에서 김자선 동박생산팀장이 5공장 증설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SK넥실리스 제공
전북 정읍시 북면, 굽이진 좁은 도로를 따라 차를 타고 들어가자 12만9000m² 규모의 널찍한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공장 한쪽에 낡고 끊어진 전선이 가득 쌓여 있어 첫인상은 마치 폐기장 같지만 이곳은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얇은 구리막(동박)을 생산하는 첨단 공장이다.

22일 찾은 SK넥실리스 1∼4 공장은 동박 생산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동박은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장 길다. SK넥실리스는 한국기록원(KRI)으로부터 두께 4.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폭 1.33m, 길이 56.5km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인증받았다.

동박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전자기기와 전기차용 베터리에 빠져서는 안 되는 핵심 소재다. 특히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금속 중에 가장 무겁기 때문에 배터리 제조사나 완성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얇고 가벼운 동박을 선호한다. 배터리를 고용량화, 경량화하는 데는 동박의 두께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얇을수록 쉽게 찢어지고 주름이 생기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SK넥실리스는 2013년 6μm 두께의 동박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2017년 5μm, 지난해 4μm 두께의 동박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에 주로 납품하는 것은 8μm의 동박이다. 실제 수요보다 한참 앞선 기술력을 갖춘 것이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업계 평균보다 5∼8년 앞선 기술력으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동박 제조 공정 곳곳에서 SK넥실리스 기술력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원재료 구리를 황산용액으로 녹여 황산구리 도금액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농도를 관리한다. 동박의 매끄러움, 강도 등 원하는 물성을 얻기 위해 넣는 첨가제의 비율도 핵심 기밀이다.

SK넥실리스는 내년 하반기(7∼12월)까지 5공장, 2022년 1분기(1∼3월) 중 6공장 완공을 목표로 증설이 진행 중이다. 5, 6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연간 3만4000t 규모인 생산 능력은 5만2000t까지 확대된다. 이를 위해 총 2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김영태 SK넥실리스 대표는 “동남아와 유럽, 미주 지역에도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읍=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sk넥실리스#정읍 공장#동박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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