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3분기 실적 호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우리금융, 3분기 순이익 4798억… 전분기 대비 2배이상 늘어나
KB-하나금융도 3분기 선전… 비은행 부문 실적 비중 커져
신한금융 27일 발표에 기대감
“시장 예상 넘을 가능성” 전망도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위기가 고조된 3분기(7∼9월)에 예상 밖의 선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반등에 따른 증권 등 비(非)은행 부문 실적 개선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4798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전년 동기(4860억 원)에 비해 1.13% 줄었지만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적립이 많았던 전 분기(1424억 원)에 비해서는 238% 증가한 규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수익구조개선 및 건전성 관리 노력 등 금융환경 대처 능력향상과 지주 전환 후 실시한 인수합병(M&A) 성과 덕분”이라고 전했다. 또 기술력과 신용이 뛰어난 중소기업과 같은 우량여신 위주로 자산이 늘면서 순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5% 증가한 1조7141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KB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22일과 23일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KB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토대로 금융권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 원을 넘겼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따른 염가매수차익(1450억 원) 등 일회성 요인 외에 KB증권의 약진이 돋보였다. KB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39.6%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0.6% 늘었다.

하나금융도 비은행 부문이 3분기 당기순이익의 31.3%를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한 28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은 저금리 기조로 예금과 대출을 통한 예대 마진 수익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증권 계열사는 동학 개미로 대표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으로 수수료 이익이 늘었다.

지난해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은행 수익 비중이 90%를 차지한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증권 등 비은행 부문 비중이 낮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우리금융은 이에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아주캐피탈 인수를 확정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그동안 인수합병(M&A)을 미뤄왔지만 4분기(10∼12월)에는 몸집을 늘려 비은행 부문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27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신한금융에 대해 시장의 기대감도 한층 올라갔다. 시장 관측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이 2분기(4∼6월) KB금융에 내줬던 업계 선두 자리를 다시 찾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1∼6월) 1조8055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KB금융(1조7113억 원)을 942억 원 차로 제치고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2분기 순이익은 KB가 신한보다 약 1000억 원 앞섰다. 신한금융이 1조724억 원 이상의 3분기 순이익을 내놓는다면 업계 선두 자리를 되찾게 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금융지주사 실적#비은행 부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