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도 증세 못피해… 송파 17억집 보유세 818만→1169만원

장윤정 기자 , 세종=주애진 기자 , 김소민 기자 입력 2020-08-10 03:00수정 2020-08-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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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대책 논란]정부 전방위적 부동산 증세
1주택 종부세율 0.6~3.0%로 오르고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 겹쳐
왕십리 9억집 내년 보유세 329만원… 소득 끊기고 집 한채뿐인 은퇴자들
“지역가입 건보료까지 올라 2중고”
은퇴를 앞둔 5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적금을 하나 더 가입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84m²짜리 아파트 한 채를 가진 게 전부인 이 씨도 부동산 세금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2018년 6억3000만 원이던 아파트 공시가격이 올해 9억300만 원으로 오르면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더한 보유세는 같은 기간 159만 원에서 261만 원으로 뛰었다. 그나마 올해 12월 처음 낼 종부세는 6700원에 그치지만 내년에 공시가격이 10%만 올라도 종부세 30만 원을 포함해 보유세는 324만 원으로 불어난다. 이 씨는 “곧 은퇴를 하면 건강보험료까지 직접 내야 하는데 적금이라도 가입해두지 않으면 감당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정부의 전방위적 부동산 증세에 고액 자산가뿐만 아니라 1주택 보유자도 세 부담의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종합부동산세법, 소득세법, 지방세법 등의 법안들이 무더기로 통과되면서 부동산 관련 세금은 앞으로 더 오를 일만 남았다. 은퇴자들은 집값 상승에 따른 건보료 부담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 1주택자도 피하지 못하는 세금 부담

주택 보유자들은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결정되는 공시가격을 토대로 재산세는 7, 9월 나눠 내고 12월엔 종부세를 내야 한다. 법 개정에 따라 1주택자 종부세율은 종전 0.5∼2.7%에서 0.6∼3.0%로 인상됐다. 여기에 공시가격 상승, 종부세 계산에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까지 겹쳐 1주택자의 세 부담은 급격히 늘어난다.

본보가 내년도 공시가격 상승률을 10%로 가정하고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에 의뢰해 계산한 결과,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전용면적 120m²·공시가격 17억4800만 원) 1채를 보유한 A 씨가 내야 할 종부세는 올해 267만 원에서 내년 529만 원으로 급등한다. 재산세까지 더한 보유세는 818만 원에서 1169만 원으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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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고가주택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 센트라스(전용면적 84m²·공시가 9억1400만 원)에 거주하는 B 씨는 올해 12월 처음으로 종부세 3만 원가량을 낸다. 집값 상승에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이 겹쳐 지난해 7억4300만 원이던 공시가격이 올해 9억1400만 원으로 뛴 탓이다. 내년에는 종부세 30만 원가량을 더해 보유세를 329만 원 정도 부담해야 한다.

서울 강서구의 마곡엠벨리 6단지(전용면적 114m²·공시가 8억8200만 원) 1채를 가진 C 씨는 올해 종부세를 피해 갔지만 내년엔 종부세를 포함한 보유세 308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C 씨는 “월급도 그대로고 집으로 손에 쥔 돈도 한 푼 없는데 세금만 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내년 95%, 2022년 100%로 더 높일 방침이어서 1주택을 보유한 종부세 대상자들의 세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공시가격 인상에 건보료도 뛰어

소득이 끊긴 1주택 은퇴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가파른 공시가격 상승으로 매달 내는 건보료 부담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직장인은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부과되지만 퇴직해 지역가입자가 되면 소득을 비롯해 재산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매겨 건보료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최근 공시가격이 많이 올라 건보료 부담을 호소하는 은퇴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건강보험공단의 건보료 모의계산에 따르면 잠실엘스에 거주하는 A 씨가 은퇴해 연금소득이 3000만 원이라면 매달 내는 건보료는 지난해 28만8000원에서 올해 32만5000원으로 뛴다. 내년 공시가격이 10% 오르고 지역가입자 대상 건보료율이 예년 수준으로 3%가량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보험료는 34만6000원으로 더 오른다. 2년 새 월 보험료가 6만 원가량 올라 연간 415만 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다 주식 투자 등으로 금융소득이 있는 은퇴자들의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금까지 보험료 산정 때 빼줬던 연 2000만 원 이하의 금융소득도 부과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이달 중 결정한다.

장윤정 yunjng@donga.com / 세종=주애진 / 김소민 기자
#1주택자#보유세#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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