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DLF 중징계, 시계 되돌려도 결정 똑같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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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소비자 보호’ 재차 강조… “내달중 라임 펀드 배드뱅크 설립”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은 28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최고경영진에 대한 중징계 결정과 관련해 “시계를 몇 달 (전으로) 돌려도 내 의사 결정은 똑같을 것”이라고 했다. 파생결합펀드(DLF) 원금 손실 사태 이후 감독 부실 책임과 제재에 대한 법적 근거 논란이 있지만 소비자 보호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금융권에 재차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윤 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서면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기관이나 개인이 미워서 제재를 하는 게 아니라 중대한 일이 벌어졌으니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을 지게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원장은 “한국 금융이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금융회사가 동조하면서 그런 잘못이 조직에 광범위하게 있었다”고 했다. 금감원은 올해 초 DLF 불완전 판매의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윤 원장은 라임자산운용 사태 처리가 늦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펀드런(대량 환매)을 걱정했고 실사가 생각보다 늦어진 면도 있다. 이후 고민하다가 펀드 이관으로 정리되며 지금에 이르렀고, 좀 더 빠를 수 있었는데 지연이 되긴 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5월 중 라임펀드를 정리하기 위한 ‘배드뱅크’가 설립될 것이라며 처리 속도를 높일 것을 약속했다.

한편 금감원은 부원장들을 교체함으로써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조직을 일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달 초 임명된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제외한 부원장 3명이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유광열 수석부원장 자리에는 김근익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자본시장 부문의 원승연 부원장 후임에는 김도인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은행 부문의 권인원 부원장 자리에는 최성일 전 금감원 부원장보와 김동성 금감원 부원장보 중 한 명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원장 교체가 다소 늦어진 감이 있다”며 “새 임원진이 꾸려지면 5월 중 각 업권에 대한 검사 일정도 새로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이건혁 기자
#dlf 중징계#윤석헌 금융감독원장#파생결합펀드#원금 손실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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