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로 韓 안방 넘본다…북경차 출격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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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9일 0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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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보600 때와는 상황 달라…中 브랜드들 전기차 강점
위탁생산 추진 등 전방위 압박, 국내車 잠식 우려

북경자동차가 2020년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인 전기차 EX5(출처=북경자동차 홈페이지)© 뉴스1
북경자동차가 2020년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인 전기차 EX5(출처=북경자동차 홈페이지)© 뉴스1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전기차를 앞세워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상품 경쟁력을 검증받은 현지 토종업체들이 보조금 축소에 발맞춰 해외진출로 눈을 돌렸다.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 부문에서는 중국업체가 강점을 가지고 있어 국내 브랜드들에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北京)자동차는 전기차 3종을 5월 2일 코엑스에서 개막하는 ‘2019 EV 트렌드 코리아’에 출품한다. 중형 세단인 ‘EU5’와 중형 SUV ‘EX5’, 소형 SUV ‘EX3’다. 북경자동차는 이들 모델의 한국출시 시기를 2020년으로 잡았다.

베이징자동차는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기업이다. 현대자동차와 합작해 베이징현대를 만든 모기업이기도 하다. 전기차 부분에서는 글로벌 판매 2위를 다툴 정도로 강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판매 1위 기업은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비야디(BYD)다.

중국의 한국 자동차 시장 진출은 2017년 북기은상이 켄보600을 수출하며 시작됐다.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한 켄보600은 부실한 마감과 언덕 밀림 방지 장치(HAC) 반응속도 지연에 따른 주행성능 저하 등 이유로 내수 안착에는 실패했다.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내연기관 후발주자인 중국은 친환경차 및 자율주행 등 미래차에 집중해 자동차 산업을 육성했다. 경쟁국가와 격차가 벌어진 내연기관은 기술을 카피하거나 흡수하는 수준에서 방어하고 미래차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공격적인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2013년 이후 중국에서 출범한 전기차 회사만 500여개에 달한다. 세계 10대 전기차 제조 기업 중 중국 브랜드만 5개가 포진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25만5000여대로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강력한 내수시장을 버팀목으로 삼은 덕에 중국 브랜드들의 글로벌 전기치 시장 점유율만 40% 안팎을 오가고 있다.

매년 수십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제조·판매하면서 중국 브랜드들은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모터, 전기 제어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빠른 성장을 이어갔다.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의 한국 진출은 켄보600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축소를 계기로 해외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지만 기저에는 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가격부분에서도 국내 자동차와 비교해 우위에 있다. 중형 세단 EU5의 현지 출고가는 22만∼25만위안대다. 한화로 환산하면 3787만∼4300만원 사이다. 중형 SUV인 EX5의 현지 시장출고가는 25만위안(4300만원)부터다. 1회 충전 최대거리는 각각 360㎞, 410㎞ 정도로 알려졌다.

국내 전기차인 준준형 세단 아이오닉 EV의 출고가는 4000만원선에서 시작한다. 준중형 SUV 니로 EV는 4800만원대다. 국내 판매시 동일한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차급 등을 감안했을 때 중국산 전기차가 더 싸다.

중국의 내수 전기차 시장 진출은 직접 수출 외에도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 중견기업과의 협력을 지렛대로 국내 공장을 확보하고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메이드 인 코리아’ 마크를 단 차량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실제 중국 전기차 업체 퓨처모빌리티는 군산공장을 인수하기로 한 MS컨소시엄에 참여해 전기차를 위탁 생산하고 국외에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실상 중국산 전기차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를 단 만큼 향후 국내 양산형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이 국내에 들어오려는 이유는 게이트웨이 즉 해외 진출의 관문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중국 자동차의 내수잠식이 시작되면 유관 업체들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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