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린 中 색조화장품 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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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국 10월부터 소비세 폐지… 총세금 수입원가 71%→19% 줄어
국내업계, 현지 공장설립 등 박차

 
중국 정부가 색조 화장품과 향수에 물리던 소비세를 이달부터 폐지하면서 한국의 화장품 업체들이 호재를 맞았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화장품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본토에서도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색조 화장품과 향수를 사치 품목으로 보고 소비세 30%를 부과해 왔다. 이 때문에 그동안 한국 업체들은 색조 화장품과 향수를 중국에 판매할 때 소비세, 관세, 증치세(부가가치세)를 포함해 수입원가의 71%에 이르는 세금을 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소비세가 없어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중국 정부에 내야 하는 세금(중저가 화장품 기준)은 수입원가의 최대 19%대로 낮아졌다.

 한국의 화장품 업계는 연평균 10% 이상씩 증가해 온 중국 색조 화장품 시장이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세 폐지로 가격이 내리면 색조 화장품 수요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색조 화장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9% 성장한 40억3070만 달러(약 4조5922억 원)였다. 2009년 21억6480만 달러에서 6년 새 갑절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특히 중국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한국산 BB크림, CC크림, ‘에어쿠션’ 등도 색조 화장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 제품들의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중국으로 수출된 한국산 화장품 1조2000억 원어치 물량의 40∼50%가 색조 화장품이었으며 이 가운데 대다수가 BB·CC크림 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초화장품 시장은 로레알 등 글로벌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지만, 색조 화장품의 경우 최근 급격하게 수요가 늘고 있어 한국 업체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색조 화장품 시장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은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인 에뛰드 하우스의 중국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에뛰드 하우스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메이크업 브랜드로, 2013년 중국에 첫 론칭 이후 현재 4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 에뛰드 하우스 매장을 내년까지 1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역시 지난해 색조화장품 전문 생산업체 제니스를 인수하는 등 색조 화장품 사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공정이 까다로운 립스틱, 파우더 생산에 강점을 지닌 제니스의 특성을 살려 색조 전문 브랜드인 VDL의 중국 진출도 저울질하고 있다.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는 중국 상하이에 색조 화장품 전문 공장을 짓고 내년 1월부터 본격 생산에 착수한다. 이곳에서 연간 2억여 개의 화장품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화장품#유커#소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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