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원두-가공법-맛 등 스토리 입힌 커피로 고급취향 저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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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커피 매장 ‘스타벅스 리저브’ 박현숙 팀장-서원주 파트장 인터뷰

스타벅스의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에는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앤드 테이스팅룸’ 매장이 있다. 2014년 문을 연 이 공간은 희귀 원두로만 만든 ‘스페셜티 커피’ 전문 매장으로, 커피 원두를 볶는 로스터리와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룸이 갖춰져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통상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 평가에서 8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상위 7%의 커피를 가리킨다. 스타벅스는 이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희소성과 품질 등의 측면에서 상위 3%의 커피를 가린다.

‘스타벅스 리저브’는 2014년 3월 국내에 상륙했으며 현재 전국 스타벅스 매장 900개 가운데 6% 수준인 54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한 잔 가격이 6000∼7000원대에 달하고 최고 1만 원대의 제품도 있지만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일반 스타벅스 매장 매출 증가율(24%)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커피 전문점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상태에서 고급화된 스페셜티 커피숍의 등장과 성공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카테고리 음료팀의 박현숙 팀장(42), 서원주 파트장(38)과의 인터뷰(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7호) 내용을 요약한다.

―리저브는 비싼 원두를 사용할 경우 한 잔에 1만 원이 넘을 정도로 비싸다. 그런데도 가격 저항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고품질에 희소성이 높은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을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 확대의 시발점으로 본다면 이제 한국에 커피 전문점 시장이 자리 잡은 지 17년이 됐다. 아무 매장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균질한 맛의 커피보다 자신의 취향에 꼭 맞고, 커피를 추출하는 사람의 기술에 따라 조금씩 다른 맛이 구현되는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

―커피를 서빙하는 전문 인력에 대한 교육은 어떻게 진행했나.


“커피를 추출하는 커피 마스터의 능력은 최적의 커피 맛을 뽑아내는 기술뿐 아니라 맛에 스토리를 입힐 수 있는 힘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에 고객과의 소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호텔 레스토랑을 벤치마킹했고, 강도 높은 서비스 교육을 실시했다. 최근 문을 여는 리저브 매장에 적용되는 ‘익스피리언스 바’에서는 커피 마스터가 커피 한 잔을 내리는 동안 원두의 종류, 추출 방식, 맛의 차이 등을 고객에게 끊임없이 스토리텔링해준다.”

―리저브 커피와 관련해 적용한 또 다른 프리미엄 마케팅은….


“매장 내에서 서비스되는 모든 비주얼 요소들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입혔다. 먼저 리저브 커피를 주문하면 원두가 생산된 지역, 가공 방법, 산미 등 스토리가 담긴 작은 엽서 형태의 카드를 준다. 또 음료를 서빙하는 쟁반, 냅킨, 포스터, 커피 잔을 감싸는 종이, 빨대에 이르기까지 커피의 브랜딩을 돕기 위한 도구 15종도 새롭게 개발했다. 아이스컵을 제외하고 나머지 도구는 국내에서 자체 제작한 것이다.”

―이른바 ‘커피 덕후’들은 커피 자체의 품질도 중시할 것 같다.

“리저브 브랜드의 특징은 블렌딩된 기존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스와 달리 단일 원산지의 원두, 즉 싱글 오리진이라는 점이다. 원두 특유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런 원두는 ‘이력’과 ‘출신 성분’을 추적하기에도 용이한데 건강에 대한 인식과 윤리의식이 높은 성숙한 소비자들이 이를 선호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커피#가공법#고급커피#스타벅스 리저브#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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