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스타로 뜬 ‘6차산업인’… 농장 방문객 늘고 매출 쑥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농식품부 인증사업 홍보효과 만점]

6차산업 인증자로 선정된 이들이 지난해 10월 27일 제주 물마무 전통된장학교 1박 2일 견학 프로그램에서 감귤고추장을 만들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운상 김포파주인삼농협 단장, 신용주 미디안농산 실장, 부정선 물마루 전통된장학교 대표.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6차산업 인증자로 선정된 이들이 지난해 10월 27일 제주 물마무 전통된장학교 1박 2일 견학 프로그램에서 감귤고추장을 만들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운상 김포파주인삼농협 단장, 신용주 미디안농산 실장, 부정선 물마루 전통된장학교 대표.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깊은 시골 마을에 사람이 이렇게 많이 붐비는 건 20년 만에 처음이에요.”

전남 장성에서 백련동편백농원을 운영하는 김진환 팀장(30)의 목소리는 밝았다. 1997년 김 팀장의 조부가 귀농한 이래 아버지와 김 팀장까지 3대가 함께 편백농원에서 일해 왔다. 20년 가까이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기에 6차산업인으로 지정된 후에 느끼는 변화는 더 컸다. 백련동편백농원은 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하는 ‘이달의 6차산업인’에 지정돼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 농장 방문자와 매출 덩달아 늘어

서울 성동구 뚝섬로 이마트 성수점에서 열린 6차산업화 우수 제품 기획판매전에서 판매원들이 경북 안동 부영농산의 우엉차를 들어 보이고 있다(위쪽).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클럽에 마련된 6차산업 인증제품관.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서울 성동구 뚝섬로 이마트 성수점에서 열린 6차산업화 우수 제품 기획판매전에서 판매원들이 경북 안동 부영농산의 우엉차를 들어 보이고 있다(위쪽).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클럽에 마련된 6차산업 인증제품관.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김 팀장은 약 20년 동안 언론에 서너 번 알려졌던 것과 다르게 6차산업인으로 지정된 후 신문과 잡지 등에는 30여 차례, 방송에는 15차례 보도됐다. 앞으로 예정된 보도 일정도 4, 5개에 이른다.

매출이 늘고 수입원이 다양해진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농원에서 생산한 화장품과 편백나무로 만든 도마, 발판 등을 주문할 수 있는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크게 늘었다. 100명 남짓하던 하루 평균 홈페이지 방문자는 400∼500명이 됐다.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교와 일반 기업 등의 방문자 수가 부쩍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 편백농원을 찾은 사람은 1만5000명가량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50%나 늘었다.

농원 내 식당에서 파는 ‘시골밥상’도 불티나게 팔린다. 이전에는 하루에 100∼150인분 팔리던 것이 3배로 늘었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단체 손님도 많지만 멀리서 소문을 듣고 오는 개인 손님도 많아졌다. 농원을 구경하러 왔다가 6000원짜리 시골밥상을 맛본 손님들이 ‘장성맛집’으로 입소문을 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부모와 아기가 함께 쓸 수 있는 천연치약을 선보일 예정이다. 1년이나 준비했을 정도로 공들인 신제품이다. “매출이 늘면서 자금에 여유가 생기니까 제품 개발에 더 투자할 수 있더라고요.” 그는 상품 매출을 제품 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가능해진 점을 큰 장점으로 꼽았다.
○ 이달의 6차산업인으로 선정되려면

‘이달의 6차산업인’으로 선정되려면 먼저 6차산업 사업자 인증을 받아야 한다. 농식품부는 6차산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14년부터 6차산업 사업자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농업인과 농업법인, 농업 관련 생산자단체·소상공인 등 농촌융복합산업법 제2조에서 정하는 주체를 대상으로 농촌 지역에서 6차산업을 하는 경영체를 인증한다.

농산물 등 농업 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자원으로 2, 3차산업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사업자를 인증한다. 최근 2년간 매출액이 있어야 인증받을 수 있으며 신청은 수시로 할 수 있고 인증 심사는 분기별로 1번 이상 실시한다. 가공품에 사용되는 주원료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인증사업자가 되면 사업자금을 지원하고 소비자 판촉전이나 유통 전문가 초청 품평회 등 판로를 열어 준다. 6차산업 인증 사업자가 생산한 명품지역특산물은 현대백화점 명인명촌관에서, 생활용품은 CJ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식이다.

사업장과 제품에 6차산업 인증자로 표시하고 제품에는 ‘비욘드팜’이라는 표시를 할 수 있다. 비욘드팜은 인증사업자의 제품에 붙일 수 있는 브랜드로, 융복합산업이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은 ‘beyond’와 맑은 농촌을 상징하는 ‘farm’을 결합한 단어다. 브랜드의 슬로건은 ‘농부가 만듭니다’로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의 진솔함과 정성을 나타낸다. 전국의 6차산업 홍보관과 15개 안테나숍에서 이 브랜드로 상품이 판매되며 각종 홍보물에도 활용된다.

6차산업 인증 사업자는 2014년 379곳에서 지난해 802곳으로 늘었고 2016년 6월 현재 870곳으로 증가했다. 2014년에 인증받은 사업자의 매출액은 2015년에 12%나 늘었다. 지난해 평균 9억3100만 원이던 인증 사업자 평균 매출액을 올해는 8% 이상 늘려 10억600만 원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다.
○ 인증자 중에서 성공 사례 선정

6차산업 활성화 지원센터가 인증사업자의 신청을 받아 성공 사례를 추천하고 자체 심의회를 거쳐 ‘이달의 6차산업인’을 선정한다.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수입품을 대체하거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사례를 선정한다. 6차산업인이 기획판매전에 참가할 수 있게 하고 언론에 홍보할 수 있게 돕는다. 농식품부와 각 도 6차산업 지원센터장, 농어촌공사가 함께 선정 과정에 참여한다.

2013년부터는 매년 1번씩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도 개최한다. 이달의 6차산업인과 다르게 6차산업 인증 사업자가 아니더라도 신청할 수 있지만 이미 알려진 사례는 선정되지 않는다. 전문가와 국민심사단 등의 외부 평가로 이뤄지며 스토리를 가진 사업자를 발굴해 홍보를 돕는다. 올해는 10월에 예정돼 있다.

올해 5월까지 선정된 이달의 6차산업인 10명에게 10∼13일 전화로 홍보 효과를 체감하느냐고 물었더니 인지도가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는 답변이 9곳, 매출이 늘었다는 답변이 3곳이었다. 경북 영주에서 고구마를 재배해 ‘고구마빵’을 개발한 미소머금고영농조합법인의 박찬설 대표(49)는 “6차산업인으로 선정돼 언론에 보도된 이후 지자체 등에서 견학과 체험 문의가 급증했다”면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고구마빵을 맛보려는 이들이 몰려들어 매출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농촌스타#6차산업#인증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