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가지 농산물 키워 年 200억원 매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6월의 6차산업인’에 뽑힌 안대성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대표

“완주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에서 매주 일요일 브런치를 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전북 완주군 구이면의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2층에 있는 레스토랑 ‘해피스테이션’에서 뷔페를 맛본 한 블로거가 올린 글의 일부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데다 맛이 좋고 음식마다 주요 재료의 생산자 이름과 사진이 걸려 있어 믿을 만하다는 것이다. 모악산 자락에 위치한 해피스테이션은 1층 직매장에서 하루 동안 팔고 남은 농산물로 운영하는 뷔페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는 지역 농산물을 가리킨다. 대개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로컬푸드에 해당된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고 유통 단계를 줄여 값이 싸다는 장점이 있지만 로컬푸드를 사고팔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아 농민들이 고민해 왔다. 13일 농림수산식품부가 ‘6월의 6차산업인’으로 선정한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안대성 대표(45·사진)는 농산물 재배에서부터 가공, 직매장 운영, 농가 레스토랑과 농촌 체험 투어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한다.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안 대표는 2007년부터 완주 지역의 컨설팅을 맡았다. 지역 사정을 알게 되자 로컬푸드협동조합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를 아는 주민들이 힘을 합하면서 조합원 1500명이 500여 가지 농산물을 재배하는 협동조합이 탄생했다. 2014년에는 177억7900만 원의 매출을, 지난해에는 200억71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농촌 체험 투어를 찾는 사람도 매년 6만 명이 넘는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에서는 생산된 농산물로 반찬과 양념 등을 가공하는 한편으로 직매장에서 농산물을 판매한다. 과일과 채소가 싱싱하고 값이 싸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근을 찾는 관광객들도 몰려든다. 이렇게 해서 문을 연 직매장은 전주시 완산구·덕진구, 모악산 직매장과 해피스테이션까지 벌써 4개나 된다.

농산물을 집으로 직접 배달하는 꾸러미 사업도 2010년 시작했다. 꾸러미 사업은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매주 1회 도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전에는 실패도 있었다. 2008년 로컬푸드 정책을 시작한 완주군이 이듬해 주말장터를 시작했지만 장터를 찾은 소비자들은 “정작 와서 보니 살 만한 농산물이 없다”면서 발길을 돌렸던 것이다. 안 대표는 한 가지 농산물만을 집중적으로 재배하던 조합원들을 설득해 여러 품종을 소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매주 2만5000원을 내면 일정량의 농산물을 고객의 집으로 배달하는 꾸러미 사업이 성공해 연간 4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6차산업#안대성#농산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