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2015년 세계 화장품 ODM업계 1위… 할랄제품으로 중동-동남아 공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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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코스맥스의 기업 로고는 사과 세 개다. 첫 번째 사과는 선악과, 즉 이브의 사과로 정직을 뜻한다. 두 번째 사과는 뉴턴의 사과다. 창의성과 프로정신을 의미한다. 마지막 사과는 그리스 신화에서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바친 사과다. 세 가지 가치를 순우리말로 표현한 코스맥스의 모토도 그래서 ‘바름, 다름, 아름’이다.

22일 경기 성남시 판교로 코스맥스 본사에서 만난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사진)은 올해 칠순을 맞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였다. 창립 23년 만인 지난해 매출 5333억 원을 달성해 세계 화장품 ODM업계 1위로 올라선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지만 학교 선생님 같은 온화한 분위기를 풍겼다. 꽃과 나무 등 자연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취미라는 그의 세심한 성품이 여성들의 취향을 잘 읽어낼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회장이 처음부터 화장품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황해도 송화군 출신인 그는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한 뒤 제약회사 마케팅팀에 입사했고, 광고대행사인 오리콤과 대웅제약 등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창업을 결심한 1992년 당시 불모지와도 같았던 화장품 ODM업계에 발을 들였다. “코스맥스란 회사 이름은 ‘코스메틱(cosmetic·화장품)’과 ‘맥시멈(maximum·최고의)’을 합쳐서 지었습니다. 최고의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죠.”

코스맥스는 지난해에만 세계 100여 개국에 1000억 원어치의 화장품을 수출했다. 작년에 생산한 화장품 수는 4억여 개다. 프랑스의 로레알과 2004년 거래를 시작한 코스맥스는 로레알의 글로벌 브랜드인 이브생로랑, 랑콤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화장품 업체 38곳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회장은 “1년에 전 세계 500∼600개 화장품 업체들이 코스맥스와 거래하기 위해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까지 찾아온다”고 말했다.

혁신적인 신제품을 내기 위한 그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회장은 최근 페인트 회사와 매니큐어를 연구하고, 간장을 만드는 식품회사와 발효 화장품을 함께 만드는 식의 이종 사업 간 협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보기술(IT)과 접목해 스마트폰으로 개인에게 맞는 화장품 성분을 분석해주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의 할랄 인증기관인 ‘무이(MUI)’로부터 인도네시아 공장이 정식 할랄 인증을 받으며 동남아와 중동 사업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 공장에서 하반기부터 알코올이나 돼지 유례 성분을 배제하고 할랄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히잡이나 차도르 때문에 드러나는 얼굴 부분의 화장을 진하게 하는 무슬림 여성들의 특성을 고려해 화려한 색상의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 40여 종의 개발도 마쳤다.

이 회장은 “한국 여성들을 통해 저절로 K뷰티가 홍보되고 있으니 우리는 연구개발 분야 투자에 힘쓰면 된다”며 “올해는 화장품 매출로만 8000억 원, 전 계열사 매출 1조 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odm#할랄#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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