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떠나자…‘콜택시 앱’ 경쟁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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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SK플래닛-리모택시… 일회용번호-위치기반 등 내세워
서비스 차별화로 시장 선점 주력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으로 택시를 부르는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미국 벤처기업 우버(Uber)가 한국에서 불법 논란을 낳은 채 사실상 퇴출당했다. 이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카카오, SK플래닛, 스타트업 리모택시 등이 차별화된 부가 기능을 강조하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달 31일 모바일 택시 플랫폼 카카오택시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택시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다. 카카오톡 계정으로 로그인만 하면 누구나 카카오택시를 이용할 수 있어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전국망 서비스 및 개인정보 보호다. 다음카카오 측은 서비스 출시 전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등 전국 단위 택시 조직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콜택시 앱 서비스가 서울이나 일부 지방에만 집중돼 있다는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배차 후 택시기사에게 전달되는 이용자의 휴대전화번호를 ‘일회용 번호’로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탑승 후 기사의 번호 및 얼굴 등 정보를 지인들과 손쉽게 공유할 수도 있다. 기사와 승객이 주고받는 메시지는 카카오택시 앱 안에서 가능하게 했고, 대화 내용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즉시 삭제된다. 휴대전화번호 등 사생활 노출을 우려해 콜택시 앱 서비스 이용을 꺼렸던 여성 승객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SK플래닛도 이달 중순부터 ‘T맵택시’ 서비스를 출시한다. SK플래닛의 대표적인 위치기반 정보 서비스 T맵이 쌓아온 노하우를 그대로 콜택시 서비스에 접목할 계획이다.

T맵 택시의 경쟁력은 T맵이 쌓아온 교통정보와 시간 날씨 등 서비스 이용 당시 주변 상황까지 고려한 경로 추천 알고리즘에 있다. 단순히 승객과 기사의 거리가 가깝다고 연결하는 것이 아닌 기사의 평소 운행 경로 및 운전 습관, 당시의 교통정보 등을 고려해 손님을 연결해준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승객이 앱을 통해 목적지를 검색할 경우 소요 시간 및 예상 요금 정보를 제공하고, 기사에게는 T맵의 교통정보 노하우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과 오차 범위 5분 내외의 예상 도착 시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콜택시 앱 서비스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서울, 과천, 의왕 등 10여 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리모택시가 대표적이다. 리모택시는 일반 택시 외에도 우버의 고급 콜택시 서비스와 유사한 ‘리모로얄’ 서비스도 선보였다.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 서비스는 고급 차종과 운전경력 20년 이상의 운전기사로 구성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헤지펀드 ‘코튜매니지먼트’는 얼마 전 합병을 발표한 중국 스마트폰 콜택시 앱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의 합산 기업가치를 87억5000만 달러(약 9조6500억 원)로 평가했다”며 “택시뿐 아니라 운송 및 물류 관련 시장으로의 사업 확장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국내 콜택시 앱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우버#콜택시#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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