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47% 이익률 ‘폭리’ ‘합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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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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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7억에 이익만 8억… 어떻게 장사했기에

롯데백화점 영패션MD팀의 한 CMD(선임상품기획자)는 지난해 매출 17억 원에 이익액 8억 원을 달성했다. 이 백화점 상품팀에서 최대 매출, 최대이익을 기록했다. 그는 ‘연봉 1억 CMD’에 선발됐고 다음 달에는 특별보너스를 받는다.

그런데 백화점은 어떻게 장사를 하기에 매출이 17억 원에 이익이 8억 원이나 될까. 이익률은 47%에 이른다. “백화점이 협력업체로부터 헐값에 물건을 들여와 소비자에게 비싸게 팔면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긴다.

백화점들은 이 이익액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백화점이 협력업체로부터 구입해온 금액)만을 뺀 ‘매출이익액’으로 이 금액이 백화점이 실제 영업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매출이익률이 47%라 하더라도 이 중 판매사원에게 지급하는 10%의 판매사원수수료, 광고비, 재고에 대한 부담 등이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과도한 폭리가 아니며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것.

실제 A백화점이 기획하고 직매입해 이번 겨울에 판매한 ‘패딩 조끼’의 경우 협력업체의 생산 원가는 약 2만4200원이었다. 이를 백화점이 2만7830원에 매입해 왔고 소비자에게는 정상가격 7만9000원에 팔았다. 소비자는 패딩점퍼를 제조원가의 약 3.2배를 주고 구입했으며 백화점의 이익률은 65%에 이른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제품을 정상 가격에 팔수는 없다는 것이다. 의류는 계절과 유행을 민감하게 타기 때문에 실제 물량의 50% 정도만 정상가격에 팔아도 백화점 업계에서는 ‘대박’으로 통한다. 이 패딩 조끼는 10∼12월 물량의 60% 정도가 정상가격에 팔렸다.

백화점은 1월 초부터 이 제품을 50% 할인해 3만9000원에 판매했다. 이달 21일부터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1만9000원에 ‘떨이’로 팔고 있다. 이처럼 재고가 많아질수록 이익률은 급격히 떨어진다. 최종적으로 직매입한 의류의 매출이익률은 30%대 초반에 형성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백화점이 재고부담을 지지 않고 매장만 제공해주는 대가로 받는 ‘판매수수료율’이 의류의 경우 매출의 30%대인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가격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이익에서 판매사원수수료, 직원들의 인건비, 광고 홍보비, 물류비, 매장관리비용 등 판매관리비를 모두 떼고 나면 실제 영업이익률은 10% 안팎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백화점의 설명에도 협력업체 및 소비자들은 백화점의 이익률이 너무 높다는 불만이 상당하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한국 백화점의 전체 품목 평균 수수료율은 28%대로 미국 백화점(15%)의 두 배에 이른다. 수입 브랜드의 경우 국내 백화점에서 미국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팔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협력업체 대표는 “현재 백화점 판매가는 국내 브랜드는 생산원가의 평균 4배에 이르며 수입 브랜드는 더 높다”며 “백화점이 가격과 이익률을 낮출 여지는 충분히 많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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