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으로 취업뚫기]KCC 이송이-조민혁 씨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1-01-1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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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女 사보-뉴스 꼼꼼히 기록… ‘질문의 여왕’
정보男 남과 다른 자기소개서로 강한 인상
KCC 신입사원 이송이 씨(왼쪽)와 조민혁씨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KCC 본사 지하1층에 있는 제품 전시장에서 KCC의 기능성 유리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yohan@donga.com
《 2008년 중국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취업을 준비하던 조민혁 씨(28), 2009년 2월에 화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과 공부 사이에서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있던 이송이 씨(26). 두 사람에게 지난해 6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된 정밀화학기업 KCC의 인턴사원 경험은 인생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계기가 됐다. 이미 대학을 졸업한 두 사람에게 5개월이라는 긴 인턴 기간이 큰 부담이 되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니 ‘걱정이나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만에 하나 인턴을 거친 후 정식 사원으로 채용되지 못하더라도 그 경험은 큰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했었거든요.” 》
○ 인턴, 질문하고 질문하라

KCC 화공실리콘팀에서 국제영업을 담당하는 조민혁 씨와 KCC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약하는 이송이 씨는 인턴사원을 거쳐 지난해 11월 정식 사원으로 채용됐다. 입사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신입사원이지만 두 사람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신입사원이 대리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좋은 편이다. 조 씨는 “5개월의 인턴 경험이 정식 사원이 된 뒤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인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 상하이재경대에서 국제무역을 전공한 조 씨는 인턴사원에 합격한 후 전공과 중국어 특기를 모두 살릴 수 있는 중국 영업을 담당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바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어 정식 사원 못지않은 업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특히 중국 측 바이어들은 조 씨의 유창한 중국어와 능숙한 일처리 때문에 인턴사원이 아니라 정식 담당자로 착각할 정도였다.

한양대 화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이 씨는 연구원답게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성실한 면을 선배들로부터 인정받았다. 특히 인턴사원 시절 ‘메모광’ ‘끈기 여왕’으로 불릴 정도로 꼼꼼한 면이 두드러졌다.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는 이 씨가 속한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 업무까지도 챙겼다. 선배들의 눈에는 다소 엉뚱하게 비칠 수도 있는 창의적인 생각과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것도 이 씨의 장점이다. 이 씨는 “인턴이기 때문에 부끄러울 것이 전혀 없었다”며 “기초적인 것도 하나부터 열까지 질문하고, 작은 것이라도 선배들과 다른 생각을 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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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도 정식 사원 채용 못지않게 준비해야

지난해 5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KCC 인턴사원에 합격한 비결을 묻자 조 씨는 “인턴이 아니라 정식 사원 채용 때처럼 준비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KCC가 그동안 페인트나 창호 등에서 많은 매출을 올렸지만, 앞으로는 실리콘 제품 쪽을 강화하려 한다는 정보를 미리 접하고 자기소개서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 KCC가 중국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미리 파악해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자신의 장점을 부각했다. 또 평소 ‘농구광’으로 불릴 정도로 농구를 잘하고 좋아하는 점을 KCC이지스 농구단과 연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취업 준비생들이 함께 꾸린 스터디그룹도 면접을 준비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이 씨는 “화학 분야의 전문 지식에 관한 질문은 자신 있게 답변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교양이나 상식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졌다”며 “다양한 전공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스터디그룹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인턴사원 전형이 시작될 무렵부터 KCC 회사 홈페이지를 인터넷 시작페이지로 두고 사보와 뉴스를 꼼꼼하게 챙겨봤다. 과거 인턴 경험이 있거나 KCC에서 근무하는 선배들의 조언을 듣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 인턴 기간에 조급증 버려야

인턴사원을 거친 조 씨와 이 씨는 최근 KCC가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사원의 대리화’에 딱 맞는 인재라는 것이 KCC 인사담당자의 설명이다. 인턴제도를 통해 단순히 회사업무를 경험하는 수준이 아니라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기회로 삼게 하겠다는 것. 실제로 조 씨는 정식 사원이 된 후 인턴사원 때의 경험을 살려 국제영업 부문에서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중국 쪽을 전담하고 있다. 조 씨가 맡기 전 이 업무는 대리급 사원이 맡던 것이어서 조 씨는 KCC 내에서 ‘최연소 중국 영업 담당자’가 된 셈이다. 이 씨도 인턴 시절 다양한 실험 장비들을 다뤄본 경험 덕문에 신입사원답지 않게 능숙하게 장비를 다루고 있다. 이 같은 ‘인턴 효과’를 체감한 KCC는 앞으로 인턴을 거친 신입사원 선발 비율을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다.

인턴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 씨는 “인턴 시험을 준비할 때나 인턴사원으로 일할 때 모두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 성과물을 내려고 서두르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 인터넷에 떠도는 회사에 대한 ‘∼카더라’식 정보에 연연하지 말고 인턴사원으로 직접 부딪쳐 보라고도 했다. 이 씨는 “인턴 기간을 모두 채우고도 정식 사원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있지만 길게 보면 결코 인생의 ‘마이너스’가 아니다”며 “그 두려움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KCC, 인턴 70%가량 정규직 전환… “비율 늘릴 것” ▼

KCC는 매년 4월 80∼100명의 인턴사원을 선발하고 있다. 1단계 서류 전형과 2단계 면접 전형만으로 선발하며 최종 합격자 발표까지 한 달 정도가 걸린다. 전 학년 평점 평균 3.0 이상, 토익 700점 이상이어야 지원할 수 있다.

KCC가 실시하고 있는 6개월 과정의 인턴십은 단순한 직장 체험이 아니라 향후 KCC를 이끌어 나갈 미래 인재를 뽑기 위한 검증의 장이다. KCC는 인턴사원의 70% 정도를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비율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KCC는 인턴사원들에게 자신감을 가장 강조한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인턴사원이 완벽하게 다듬어진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업무를 수행하여 사업 성과로 연결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인턴사원의 업무 미숙은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업무를 접할 때 갖게 되는 두려움은 뒤로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반면 인턴 과정을 최종 입사를 위한 평가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해 상사나 인사담당자에게만 잘 보이려는 태도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 이 같은 태도는 동료 사이에 불화를 일으킬 수 있고 업무 처리 과정에서 상대방의 원활한 도움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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