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으로 취업뚫기]한국야쿠르트 황윤길-황민희 씨

동아일보 입력 2010-09-16 03:00수정 2011-01-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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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가격 달달달 외운 남자… 특전사 군기 앞세워 우렁차게…솔선수범 리더십 각인
면접관에게 명함 건넨 여자…회사명 적힌 명함 만들어…‘일하고 싶다’ 의지 보여줘
7일 서울 강남구 잠원동 한국야쿠르트 본사 1층에 마련된 홍보관에서 이 회사 인턴사원 황윤길(왼쪽), 황민희 씨가 서로의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회사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재로 각인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 제공 한국야쿠르트
“∼했습니다.” “∼입니까?” “∼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칠 때마다 신입 특유의 군기가 바짝 든 말투다. 하지만 긴장했다는 느낌보다는 이제 회사생활을 막 시작한 새내기 직장인의 자신감이 더 강하게 묻어났다. 한국야쿠르트 인턴사원 황윤길(25), 황민희 씨(24·여)는 올해 7월 인턴생활을 시작해 이제 막바지다. 하지만 인턴사원과 신입사원을 분리채용하지 않고 사실상 인턴사원 전원을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한국야쿠르트의 독특한 채용제도 덕분에 정식 발령을 기다리고 있는 ‘행복한 인턴’이다.

○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게 만들자

이들은 인턴십 지원서를 작성하면서 자신이 회사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가진 인재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고심했다. 황민희 씨는 지원에 앞서 한국야쿠르트에 근무 중인 친구에게 자신이 지원할 영업관리직에 대해 사전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회사가 지원자들에게 요구하리라 생각되는 경험이나 역량들을 자신의 지난 삶에서 찾아내 자기소개서에 반영하려고 했다. “대학생 때 학과 행정인턴을 한 적이 있었는데, 문제가 생겼을 때 제가 중재역할을 맡았던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언급했습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유연하고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영업관리직의 특성을 분석한 전략이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해야 하는 영업직군에 적합한 인재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대학축제와 각종 문화공연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했던 경험도 빼놓지 않았다. 역시 영업관리직에 도전한 황윤길 씨도 학군단 출신 장교로 특전사에서 복무했던 경험을 회사가 필요로 하는 능력으로 예쁘게 포장하는 데 공을 들였다. “복무기간 명령이나 지휘만 하려 들지 않고 솔선수범할 때 부하들이 잘 따랐다는 점을 강조하며 ‘섬김의 리더십’ ‘참여의 리더십’을 배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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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들에게 ‘이 회사에서 반드시 일하고 싶다’는 적극성을 보이는 것도 중요했다. 황윤길 씨는 1차 면접을 앞두고 회사 홈페이지를 찾아 주력 식품의 가격부터 과학적 효능 등을 꼼꼼히 챙겼다. 앞으로 일할 회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인상을 면접관에게 심어줄 수 있었다. 황민희 씨는 면접 당일 ‘한국야쿠르트 사원 황민희’라고 적힌 명함을 직접 만들어 평가관들에게 나눠줬다. “면접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냐’고 물으시기에 미리 만들어 놨던 명함을 나눠드렸어요. 다행히 면접관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좋게 평가해주신 것 같아요.”

○ ‘여사님들’ 따뜻하게 모시기

이들이 요즘 맡은 업무는 현장 영업소에서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영업사원을 관리하는 일. 황민희 씨는 서울 마장점, 황윤길 씨는 경기 병점점을 담당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야쿠르트 아줌마’지만 한국야쿠르트 직원들에게 이들은 ‘여사님’이란 이름으로 통한다. 영업의 최전선에서 오늘날의 한국야쿠르트를 만들어 준 이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갓 대학을 졸업한 이들 인턴사원에게도 어머니뻘인 여사님들의 마음을 얻는 것은 쉽지만은 않았다.

“판매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관리자와 여사님들 사이의 믿음과 배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영업관리에선 훨씬 중요하더군요. 아침은 드셨는지 챙기고, 집안 대소사와 관련된 고민도 들어드리다 보니 이제는 아침에 출근하면 여사님들이 누룽지도 챙겨주실 정도로 친해졌어요.” 여사님들께 친딸처럼 다가가려 했다는 황민희 씨의 얘기다. 황윤길 씨는 양복쟁이 사무직에 대한 편견을 깨려고 무척 노력했다. “처음 영업을 시작하시는 여사님에게 제가 전동카트를 직접 가져다 드렸어요. 처음엔 양복차림이라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의식됐는데, 관리직이라고 책상 앞에만 앉아 있으면 여사님들과 가까워질 수 없잖아요.”

○ 스펙보다 다양한 경험 쌓기가 중요

인턴십 기간 지원자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야쿠르트 아줌마들과 어떻게 어울리고 이끌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황민희 씨는 면접장에서 “여성의 마음은 여성이 더 잘 안다. 여대 출신이라 감성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며 남성 지원자들과 자신을 차별화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황윤길 씨는 주변 여성들을 ‘멘터’로 활용했다. 자신이 관리하는 여사님들이 대부분 중년이라 어머니 또래라는 점에 착안해 요즘도 짬이 날 때마다 어머니나 이모에게 중년 여성의 관심사나 심리 등에 대해 묻는다고 한다.

이들은 인턴십을 준비하는 후배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황윤길 씨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적극 추천했다. “인턴십 중에는 의욕만 앞서 덜컥 업무를 떠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할 때가 많다”며 “받게 될 질문이나 하게 될 업무에 대해 사전에 마음속으로 상황과 대처방안을 그려보는 이미지 트레이닝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황민희 씨는 “우리 회사는 스펙도 중요하지만 지원자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채용에만 초점을 맞춘 스펙 쌓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인턴십 ▼


▽좋은 예=인턴을 통해 희망 직무와의 궁합 확인

인턴십 기간을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조직) 혹은 맡고자 하는 직무에 대해 본인과의 궁합을 확인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인턴과정은 회사가 지원자의 역량을 판단하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지원자 역시 회사나 직무에 대해 본인과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초기 적응력도 높일 수 있다.

▽나쁜 예=취업난 타개용으로만 생각하는 건 금물

취업난 타개용 ‘무작위’식의 인턴십 경험은 시간과 열정만 낭비할 수도 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자신의 체질과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원자 본인과는 맞지 않는 회사나 직무와 관련한 인턴십을 무작정 수행하는 것은 지원자는 물론이거니와 회사 측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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