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好~ 집으로 들어온 호떡, 한국형 베이커리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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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8일 2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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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만 있으면 OK
홈베이킹 호떡믹스 빅히트
4년만에 시장 30배 성장

국내 시장의 특성에 맞춰 개발된 '호떡믹스'가 인기몰이 중이다. 홈베이킹과 호떡의 궁합이 예상 외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최근 몇 년간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해 고전 중이던 식품업체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호떡은 대중적인 입맛으로 남녀노소를 사로잡았지만, 길거리 대표 간식으로 위생이 문제가 되곤 했다. 이런 호떡을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게 상품화한 호떡믹스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분위기와도 어울리면서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프라이팬에 옮긴 홈베이킹
케익, 쿠키, 도넛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배합해 가정에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상품화한 '홈베이킹 프리믹스(premix)' 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 전문 제과점에서 사먹는 제품을 가정으로 옮겨 온 획기적 제품이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오븐, 제빵기 등 서구식 요리 기구에 익숙하지 못한 탓에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프라이팬으로 만들 수 있는 '핫케익' 프리믹스도 있긴 했지만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해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호떡이 프리믹스로 개발되자 반응이 달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호떡믹스가 첫 선을 보인 2006년 6억 원대였던 시장 규모가 2007년 30억 원, 2008년 92억 원, 2009년 169억 원 등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호떡믹스 시장이 4년 만에 30배 가까이 커진 데는 '한국형 베이커리'라는 아이디어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오븐으로 만드는 베이킹을 간편한 프라이팬으로 옮겨온 데다 맛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호떡믹스를 처음 내놓은 삼양사 측은 "개발 당시인 2005년에도 경기가 좋지 않아 외식이 줄고 집에서 간식을 해먹으려는 수요가 높았다. 하지만 오븐과 제빵기 보급률이 높지 않아 어느 가정에나 있는 프라이팬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나섰는데 길거리 간식인 호떡이 제 격이었다"고 설명했다. 삼양사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전체 홈베이킹 프리믹스 시장은 6000t 규모로, 이 중 프라이팬용이 4000t(67%)이나 된다. 오븐용과 제빵기용은 각각 1500t, 500t에 불과하다.

●R&D로 발효시간 없애
여기에 연구개발(R&D)를 통해 발효시간을 없앤 편리성도 한 몫 했다. 호떡의 쫄깃한 식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스트를 넣어 일정 시간 이상 발효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초기 제품은 발효시간이 2시간 이상 걸렸다. 소비자의 불만이 높자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2008년 초 발효시간을 30분으로 줄인 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아예 발효시간을 없앤 신제품을 선보였다.
김영재 CJ제일제당 연구원은 "천연 효모를 이용해 점성이 있는 밀가루의 글루텐 조직을 바꾸는 방법으로 발효 없이도 쫀득한 호떡을 만들 수 있게 개발했다"며 "무발효 기술을 다른 제품에도 확대할 수 있어 시장성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무발효 호떡믹스 제조 기술'은 현재 특허까지 출원된 상태다.
지난해부터는 오뚜기와 사조해표 등이 가세해 호떡믹스를 포함한 전체 프리믹스 시장은 2007년 200억 원대에서 2009년 460억 원대로 팽창했다. 또 각 업체들이 호떡 외에 파전, 부꾸미, 인도식 난 등 프라이팬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프리믹스 시장의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강혜승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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