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14일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중국 탈출 러시’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 31일 UBS가 중국은행 H주 지분 33억7000만 주(1.3%)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7일 중국건설은행 H주 56억2000만 주(2.4%)를, 스코틀랜드은행(RBS)은 중국은행 주식 20억 주를 매각했다.
허 연구원은 RBS가 보유 중인 중국은행 주식 4.25%를 추가로 매각할 것을 고려하는 등 2005∼2006년 중국의 은행들이 홍콩에 상장되며 유입된 외국계 자본이 3년 만에 철수할 조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이 같은 ‘탈중국’ 현상을 보이는 것은 우선 재무적인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UBS는 최근 금융위기로 스위스 정부로부터 60억 스위스프랑을 지원받았고, BoA도 미국 정부로부터 150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중국 주요 금융사들이 기업공개(IPO)를 한 뒤 3년이 흘러 보호예수기간이 해제되는 올해와 내년에 해제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증시 회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허 연구원은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중국 은행주를 잇달아 매각하는 것은 2005∼2006년 대규모 IPO로 시작된 차이나 열풍이 냉각되고 있다는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강력한 경기부양책 뒤에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고, 보호예수기간 해제가 올해 중반 이후 중국 대형 은행주의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중국, 홍콩증시의 추세적 회복이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