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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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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주식 매도를 자제하겠다던 투신권이 8일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투신권은 8일 코스피시장에서 1735억 원어치(잠정)를 순매도(매도액에서 매입액을 뺀 것)해 기관 매도세를 주도했다.
은행이 189억 원, 종금이 53억 원어치 순매도에 그치고 연기금과 보험, 증권이 각각 1153억 원, 31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 대비를 이뤘다.
특히 전날 자산운용사들이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어 과도한 주식 매도를 자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대규모 매물을 내놓는 바람에 전날의 ‘선언’이 빛이 바랬다.
투신권은 코스피가 1,500을 회복했다 1,300 선 초반까지 수직 낙하한 지난달 25일 이후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하루만 빼고 모두 순매도를 보였다.
투신권의 ‘팔자’ 행진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이 최근 사실상 정체에 놓인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또 혹시 있을지 모를 펀드 대량 환매(펀드런)에 대비해 자산운용사들이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환매가 들어온 주식은 투신도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한다”며 “매도 자제 방침에도 매도가 증가한 것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