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사모시장 거물들이 향후 2년간 고통스러운 시기를 경고했다. Gemini AI 생성 이미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가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던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에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 환매가 늘고 기업 부실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향후 1~2년 동안 업계 구조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블루아울 캐피털, 아레스 매니지먼트 등 사모시장 주요 운용사 경영진은 최근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 인베스트’ 콘퍼런스에서 업계 리스크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조지 소로스의 패밀리오피스인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던 피츠패트릭은 “앞으로 18~24개월은 투자자들에게 상당히 고통스러운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마크 로완도 고금리 환경에서 위험자산을 선택했던 투자자들이 앞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높은 배당을 원했다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며 “상승기에는 좋았겠지만 하락기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환매 압박 커지는 사모대출 시장
사모대출은 은행 대신 사모펀드가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구조로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시장 규모는 약 1조8000억 달러(약 24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최근 일부 펀드에서 투자자 환매 요청이 늘면서 유동성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은 최근 대표 사모대출 펀드에서 7.9% 규모 환매를 허용하며 역대 최대 수준 자금 인출을 기록했다. 반면 사모대출 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털은 환매를 중단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반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환매 제한을 시장 불안의 신호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측은 환매 제한이 급격한 자산 매각을 막고 투자자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 AI 변수와 기업 부실 우려
최근 시장이 주목하는 변수는 인공지능(AI)이다.
사모시장 투자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왔다. 그러나 생성형 AI 확산으로 일부 기업의 사업 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사모대출 시장 부도율이 최대 15%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아레스 매니지먼트 CEO 마이크 아루게티는 해당 전망이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 마진콜 가능성도 변수
또 다른 위험 요소로는 레버리지 구조가 지목된다. 일부 사모대출 펀드는 보유한 대출 자산을 담보로 다시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를 사용한다.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은행이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 있다.
이른바 ‘마진콜’ 상황이 발생하면 펀드들은 추가 현금을 마련하거나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산 가격이 더 하락하는 연쇄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피츠패트릭 CIO는 “은행들이 대출 자산 가치를 재평가하기 시작하면 사모대출 펀드들은 추가 현금을 마련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구조 시험대 오른 사모시장
일부 운용사들은 현재 상황을 일시적 조정으로 보기도 한다. 브룩필드 자산운용 CEO 코너 테스키는 신용시장 전반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직접대출 시장에서는 일부 우려가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업계에서는 투자자 환매 증가와 새로운 기술 변수 등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사모시장 구조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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