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아세안 FTA 사실상 타결…기본협정 13일 체결

입력 2005-12-07 03:07수정 2009-09-3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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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타결됐다.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6일 한-아세안 FTA 최종 협상에서 시장 개방의 폭을 담은 세부원칙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아세안 10개국 정상은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제9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FTA 기본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 한국 공산품 수출 탄력 받는다

한-아세안 FTA는 기본협정, 상품협정, 서비스 및 투자협정 등으로 구성돼 2006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체결된다.

이번 세부원칙 합의는 FTA의 핵심인 상품무역 자유화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FTA 타결로 볼 수 있다.

세부원칙 내용은 양측의 교역액과 상품 수 기준으로 전체의 90%는 관세를 없애고 개방에서 제외할 ‘초민감 품목’은 3%로 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7%는 개방 시기를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90% 개방은 공산품을 주로 수출하는 한국의 당초 제안이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철강 전자제품 등의 대(對)아세안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은 대한국 수입액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7∼12%에 달해 한국산 자동차의 수입 관세를 낮춰야 한다.

인구 5억6900만 명인 아세안은 최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세안 핵심 3개국은 2000년부터 4년간 연평균 9.8%의 고성장을 계속했다. 그만큼 한국의 수출 기회도 늘어난다는 얘기다.

농산물 분야에서는 한국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다만 농산물 수입액과 품목 수를 고려할 때 쌀, 사과, 배 등 주요 농산물을 초민감 품목에 넣어 개방 대상에서 뺄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또 북한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것도 아세안 대부분의 국가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 인구 30억 신흥시장 기대

아세안과의 FTA는 거대 경제권과 처음 맺는 FTA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은 5대 전략 FTA 대상국으로 아세안, 중국, 일본, 미국, 유럽연합(EU)을 꼽고 있다. 이번 타결로 거대 경제권과의 FTA에서 첫 관문을 통과한 셈.

최근 동아시아 경제 구도는 일본을 배제하고 한국, 아세안, 인도, 중국이 서로 FTA를 통해 결합하는 모습을 모이고 있다.

아세안은 이미 중국과 FTA를 체결했으며 한국 및 인도와 FTA 협상을 진행해 왔다. 여기에 중국의 일본 견제 의도가 맞물려 한국-아세안-중국-인도를 잇는 인구 30억 명의 경제블록이 가시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협상 타결로 한국이 동아시아 경제 구도 재편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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